“시위대가 사냥감이냐”… 경찰 내부서도 “치욕”

“시위대가 사냥감이냐”… 경찰 내부서도 “치욕”

김승훈 기자
입력 2008-08-07 00:00
수정 2008-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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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등 각계 반응

시위 참가자 검거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경찰의 방침에 대해 ‘시위대가 사냥감이냐.’는 반발이 확산되자 서울지방경찰청이 6일 황급히 ‘검거 건수당 성과급 지급’ 대신 ‘누적 마일리지에 의한 상품권 지급’으로 방침을 바꿨다. 하지만 야당, 시민단체, 교수 등 각계각층은 “이런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경찰사에 길이 남을 치욕’이라는 분위기가 많다.

참여연대는 6일 논평을 내고 “인센티브를 미끼로 한 시위대 검거 독려는 어처구니없다.”면서 “경쟁적인 검거를 부추길 뿐이기에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김희진 사무국장은 “촛불집회 강경진압 이후 또 한 번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자유선진당, 진보신당 등 야3당도 “도대체 어느 나라, 어느 시대 경찰이냐.”며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청와대의 강경 기류에 맞추기 위한 과잉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안수사대를 동원한 시위 가담자 전원 수사, 백골단과 유사한 경찰관 기동대 창설, 한진희 전 서울경찰청장 인사 조치 등 잇단 조치 끝에 성과급 지급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집회 참가자들이 체포영장이 발부되거나 벌금형을 선고받은 범죄자들도 아닌데, 범죄자로 점찍어 놓고 검거에 나서는 격”이라면서 “김석기 신임 서울경찰청장의 첫 작품이 경찰사에 길이 남을 치욕이 됐다.”고 말했다.

경희대 법학과 서보학 교수는 “집회 참가자 검거와 관련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건 부적절하다.”면서 “인신구속은 엄격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도 경찰의 과잉 연행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상품권이나 인사 인센티브까지 내세워 집회 참가자들을 연행하려는 것은 시민들을 보호해야 할 경찰의 기본 임무를 망각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08-08-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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