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학벌 카르텔’

‘新학벌 카르텔’

이경원 기자
입력 2008-06-19 00:00
수정 2008-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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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등 7개 사립대 또 공동 입학설명회… 타 대학 “서열화 부각” 불만

“공부 열심히 해라. 서울대는 몰라도 ‘7개 대학’은 가야 할 것 아니냐.”

경기도 안산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양모(18)양이 최근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들은 말이다. 양양은 ‘7개 대학’이란 말이 곧잘 쓰이면서 이 대학들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이 많다고 전했다.“서울의 대표적인 명문 사립대 모임이잖아요. 저도 7개 대학 중 한 곳에 꼭 들어가고 싶어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이어 ‘7개 대학’이란 말이 수험생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7개 대학’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를 가리키는 용어다. 이 대학들이 지난 2005년 입학설명회를 공동 개최하면서 쓰이기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처음으로 공동 해외입학설명회도 열었다.

●2004년 교육부 감사 대비 위해 처음 뭉쳐

이 대학들의 ‘인연’은 2004년 일부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옛 교육부 감사에 대비하기 위한 모임에서 비롯됐다. 이후 7개 대학 입학처장들은 종종 입시에 관한 전반적인 사안을 함께 논의했다. 한 입학처장은 “모임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최근에는 입시설명회를 같이 다니면서 만날 기회가 많아 입시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대학들은 이들의 ‘구분짓기’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전국입학처장단협의회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서울 A대학의 입학처장은 “수험생들이 ‘7개 대학’이란 말을 들으면 이 대학들이 마치 2위부터 8위를 선점한 듯한 인상을 풍겨 다른 대학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에는 ‘7개 대학’이 입학처장단협의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국사 과목을 대입 필수과목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해 다른 대학들로부터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을 샀다.

●‘7개 대학’은 SKY에 이은 학벌 ‘네이밍’?

서울 B대학 입학처장은 “이 대학들이 공동으로 입시 설명회를 갖는 바람에 개별적인 입시 설명회를 개최하는 다른 대학들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홍보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다.”면서 “대학마다 특성화된 분야가 있는데 ‘7개 대학’으로 범주화하면 ‘특성화’보다 ‘서열화’가 부각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SKY’에 이어 ‘7개 대학’이란 네이밍(이름 붙이기)으로 학벌은 더욱 견고해 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천희완 참교육실장은 “‘SKY’로 대표되는 한국의 학벌구도가 ‘7개 대학’이라는 네이밍으로 인해 더 심화될 소지가 있다.”면서 “사회 전체로 볼 때 안타까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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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8-06-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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