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상납 스캔들’로 번지나

국세청 ‘상납 스캔들’로 번지나

이정규 기자
입력 2007-10-25 00:00
수정 2007-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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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재(43) 전 청와대 비서관의 건설업자 김상진(42)씨 비호의혹 사건에 전군표 국세청장이 연루되면서 검찰의 수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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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대가로 1억원을 받은 정상곤(53) 전 부산국세청장이 전 국세청장의 6000만원 수뢰설을 밝힌 이후 이들의 관계와 함께 뇌물의 최종 도착지가 어디일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정 전 청장과 정 전 비서관은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공직자 모임에서 한두 번 만난 것 외에는 아무런 친분이 없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의 전화 한 통으로 건설업자의 세무조사를 무마해 줄 만큼 가깝지 않았다는 얘기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이 정 전 청장에게 김씨를 소개한 지난해 7월에는 민간인 신분이었다. 총리실 민정비서관을 그만두고, 청와대 의전비서관 발령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정 전 비서관이 국세청의 고위 간부를 통해 정 전 청장과 연결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국세청 고위 간부는 전 청장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 전 비서관과 전 청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친분을 쌓았던 사이였기 때문이다.

김씨의 애로사항(세무조사)을 전해들은 정 전 비서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청장에게 부탁, 정 전 청장을 소개받았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정 전 비서관이 정 전 청장에게 김씨를 소개했고, 전화로 김씨를 만나 줄 것을 다시 부탁, 세무조사를 무마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정 전 청장은 검찰에서 “정 전 비서관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김씨를 그렇게까지 선처할 이유가 없었다.”며 “돈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진술해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작용했음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기왕에 돈을 받은 정 전 청장은 2∼3등분해 제3의 인물에게 ‘구명용’으로 전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청장이 지난 8월9일 구속된 날과 전날 두 차례 전 청장과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상황을 전하면서 자신에 대한 구명과 주변을 당부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를 감안하면 정 전 청장이 전 청장에게 건넸다는 돈의 성격은 인사 청탁용 가능성 외에도 자신의 구명을 겸한 관행적인 상납일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돈의 성격이 문제가 아니다. 검찰 수사 결과 국세청장이 부하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국세청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참여정부의 도덕성마저 무참히 짓밟히게 된다.

부산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2007-10-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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