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유발 혈액 310명에 수혈… 혈액관리에 구멍

기형유발 혈액 310명에 수혈… 혈액관리에 구멍

류찬희 기자
입력 2007-09-29 00:00
수정 2007-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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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피를 환자에게 수혈하는 등 혈액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런 사고는 혈액관리 기관간 손발이 맞지 않아 일어나고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28일 보건복지부 국감자료를 통해 “대한적십자사가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아시트레틴 복용자 177명으로부터 헌혈을 받아 다른 환자에게 수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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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는 이 약을 복용한 사람의 혈액을 수혈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확인하지 않은 채 수혈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적십자사는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환자 개인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채혈 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게 엄격하게 적용돼 일어난 문제”라며 원인을 제도미비 탓으로 돌렸다.

아시트레틴 복용자 177명 헌혈받아

전 의원이 지적한 아시트레틴은 건선 치료제로 사용하는 약으로 복용자의 피를 수혈할 경우 기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십자사도 이 약을 복용한 환자를 ‘채혈 영구배제’ 대상자로 분류했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도 투입 후 3년간 헌혈 및 임신을 금지하는 약품이다. 헌혈 금지대상 복용 약품은 10여 가지에 이른다.

전 의원에 따르면 아시트레틴의 위험성을 인지한 이후 일어난 부적격 헌혈자는 모두 177명, 헌혈 횟수는 197회로 나타났다. 헌혈은 적십자사가 182회, 의료기관이 15회 받았다.

전 의원은 “이들이 헌혈한 피 가운데 310유닛은 환자에게 직접 수혈됐고, 수혈자 가운데 5명은 가임 여성인데도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이번 사고는 복지부가 지난해 국감에서 혈액관리 사고를 지적받고도 아시트레틴 복용자에 대한 헌혈 유보군 등록을 6개월이나 미뤘기 때문에 일어났다.”면서 “정부의 모럴 해저드”라고 지적했다.

혈액관리 사고는 관련 기관들의 손발이 맞지 않아 일어났다. 적십자사가 채혈금지 약품 복용자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심평원으로부터 투약정보를 받아야 하는데, 심평원은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정보 공유를 반대한다. 보건기관 간 손발이 맞지 않는 것이 혈액사고를 부채질하는 원인이다. 군부대에서 아시트레틴이 처방된 경우는 심평원에서도 처방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 약물 복용에 따른 채혈 부적격 판단은 헌혈 당시의 간단한 문진(問診)에 의존하고 있어 심평원의 정보 없이는 채혈한 피의 사용 부적격 여부를 판단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적십자사 “채혈기준 비현실적으로 너무 엄격”

주영찬 교육홍보팀장은 “헌혈자의 절반 정도가 헌혈 금지 약을 복용했는지조차 모르고 헌혈에 참가한다.”면서 “간단한 문진만으로 부적격자를 100%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헌혈 참가자 중 채혈 부적격자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23%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주 팀장은 “채혈 부적격자가 헌혈에 참가하지 않도록 의사·약사들이 적극 나서도록 교육·홍보를 강화하고 심평원의 환자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혈액사고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혈액사고방지 정보조회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07-09-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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