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556㎜… 물에 잠긴 제주

한라산 556㎜… 물에 잠긴 제주

강원식 기자
입력 2007-09-17 00:00
수정 2007-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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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나리’가 16일 밤까지 제주와 전남·경남 지방에 강풍을 동반한 ‘물폭탄’을 퍼부어 곳곳이 물이 잠기고 주민들이 실종되는 등 큰 물난리를 겪었다.

제주 지역은 하루 강수량으로 80년 만에 최고기록을 세우면서 섬 전체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제주에서만 1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전남과 경남에서도 폭우와 강풍으로 전국적에서 2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몇시간 만에 제주 물바다

16일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이날 한라산 성판악에 최고 556㎜ 등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다.1927년 기상관측 이래 하루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양이다.

또 이날 낮 12시쯤에는 제주시 고산지역에 최대 풍속 52.1m를 기록하는 등 초속 30∼40m의 강풍이 몰아쳤다. 이 때문에 오후 5시20분쯤 제주시 제주대학로 교수아파트 입구에서 제주대 강모(54·물리교육과) 교수가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오후 2시30분쯤 용담2동 용운로에서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할머니 1명의 시체가 빗물에 떠내려 와 주민들이 인양했다.

또 한천, 병문천 등 제주시 중심부를 흐르는 4대 하천이 동시에 범람해 한라체육관 등 건물 200여채가 물에 잠기고 주차된 자동차 100여대가 떠내려 갔다. 또 제주공항 5거리 등 시내 도로 30개 구간이 침수돼 자동차 운행이 통제됐다. 강풍과 낙뢰로 송전 선로가 끊기면서 제주시 일도동 등 30여곳 5만여가구가 밤새 암흑 속에서 불편을 겪었다. 항공기 162편과 여객선 항로 6개가 모두 끊겨 관광객의 발이 묶였다. 일부 초등학교는 17일 휴업을 결정했다.

전남, 경남에도 강풍과 폭우

태풍은 오후 6시쯤부터 전남과 경남지역을 잇따라 강타했다. 특히 경남지역 해안가에는 이날 밤 해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만조까지 겹쳐 해안가 주민들이 밤새 침수 공포에 떨었다.

전남 고흥읍과 풍양면 일대에는 2시간 동안 무려 217㎜가 쏟아져 풍양면 율치·사도마을 주민 100여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또 고흥천 일부 구간이 범람, 읍내 5일 시장 등 300여 가구에 순식간에 침수됐다. 주민 김모(56·여 고흥읍)씨는 “순식간에 물이 가게를 덮쳐 간신히 몸만 피했다.”며 “이런 물난리는 난생 처음이다.”고 혀를 내둘렀다.

오후 6시쯤 전남 여수시 신월동 금호아파트 등 아파트 수십가구의 베란다 유리창이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일제히 깨지면서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깨진 유리창으로 강풍과 폭우가 들이쳐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도로에서는 가로수와 신호등, 전신주 등이 쓰러지면서 화양면 장수리 등 1300여가구가 정전됐다.

오후 3시40분쯤 전남 신안군 불무기도 동쪽 해상에서 목포항에서도 대피하던 대운호(선장 김공필)가 침몰,2명이 실종되고 1명이 사망했다. 장흥 대덕읍 옹암리에서는 집 뒷산 옹벽이 무너지면서 주택을 덮쳐 최모(65)씨가 매몰돼 사망했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 척령리에서는 마을 뒷산이 무너져 내려 김모(18·여)양의 집을 덮쳐 김양은 구조됐으나 생후 8개월 된 여아는 숨졌다.

광주 최치봉·창원 강원식 기자 cbchoi@seoul.co.kr

2007-09-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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