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학살지 유해발굴 현장실사 “땅속에 묻힌 진실 밝혀낼것”

민간인 학살지 유해발굴 현장실사 “땅속에 묻힌 진실 밝혀낼것”

김상화 기자
입력 2007-04-11 00:00
수정 2007-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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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정리를 위한 정부의 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 학살지인 경북 경산 코발트광산 등 전국 4개 지역의 유해발굴 작업을 앞두고 10일부터 유족들을 대상으로 사전조사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자에 대한 민간 차원의 소규모 유해발굴 작업은 있었지만 국가가 대규모 발굴 작업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입을 모았다.

●경산 코발트광산 유족 증언 청취

진실화해위는 이날 경산시 민주평통사무실에서 한국전쟁 전후 발생한 대표적 집단 민간인 학살사건인 경산 코발트광산 사건 피해 신청인 14명을 대상으로 의견 청취를 했다. 조사는 주로 사건발생 일시 및 장소, 가해조직 등에 대한 증언정취로 진행됐다.

이날 증언에 나선 박일홍(67·경산시 남천면 산전리)씨는 “한국전쟁 직후 직장에 다니던 아버지가 경산경찰서로 출두하라는 연락을 받고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이후 이웃들로부터 코발트 광산으로 끌려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장선(67·여·〃)씨는 “전쟁 발발 전에 군인들이 집으로와 시아버지와 시누이를 강제로 끌고 간 이후 연락이 끊겼다는 것을 시어머니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국과수서 DNA 유전자 정보분석

진실화해위는 또 코발트광산(평산동 백자산) 현지를 방문해 유해 발굴작업을 위한 기술적인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11,12일에는 청도경찰서 문서고에 보관된 집단 학살 관련 자료 확인과 사건 당시 경산·청도지역 경찰·군 관련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어 11일에는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을,12∼14일엔 청주 청원 분터골을 방문해 유해 발굴작업에 앞선 사전실무 조사에 착수한다. 다음주에는 전남 구례 봉성산을 찾아 사전 조사를 벌이는 등 4개 지역에 대한 사전 조사를 끝낸 뒤 30일까지 발굴작업에 참여할 사업자 선정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진실화해위는 발굴작업으로 확인된 유해들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유전자 정보분석을 의뢰해 정확한 희생자 수를 확인하는 한편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임시안치소에 유해를 보관할 예정이다.

청주청원유족회 박남순 회장은 “이번 발굴을 통해 억울하게 숨진 양민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위령탑 건립과 위령제가 정례화되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령탑 세워 편히 잠들게 해야”

대전 산내 희생자유족회 김종현 회장은 “희생자의 명예 회복은 물론 배·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순사건유족협의회 박찬근(72·전남 구례군 간전면 효곡리) 구례지회장은 “뒤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발굴팀이 진상조사와 명예회복에 나서 다행”이라고 반겼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이번 조사와 발굴을 통해 땅속에 감춰진 진실을 반드시 밝혀 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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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07-04-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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