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부장판사 석궁 테러’ 사건을 놓고 네티즌 사이에서 테러를 가한 김명호(50)씨를 영웅화하려는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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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의 네티즌 댓글은 일방적으로 테러를 가한 김씨를 옹호하거나 사법부를 비난하는 발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댓글의 80∼90%가 김씨를 옹호하고 있다. 심지어 상당수가 김씨의 테러를 정당화하거나 동정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기회로 불신을 자초한 스스로를 되돌아 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네티즌들의 반응이 조작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네티즌 청원에는 ‘석궁 사건 교수님을 선처해 달라.’ 등 3곳의 게시판이 만들어져 구명 서명작업이 시작됐다. 각 게시판마다 1000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
네이버의 한 네티즌이 ‘김 교수에 대해 구명운동을 하자.’는 글을 올리자 40여명이 동참했다. 법원 앞 촛불시위를 제안하는 글도 있었다.‘21세기 로빈후드’,‘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 열사’,‘용감한 시민’ 등의 표현도 눈에 띄었다. 아이디 ‘hk7090’은 “오죽하면 그렇게 했겠느냐.(사법부가) 권력만 누리고 힘없는 국민들만 등치고,‘유전무죄 무전유죄’만 집행했지.”라며 질타했다.
테러를 비난하는 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이 ‘판사 테러를 옹호하는 사람은 뭐냐.’라는 글을 올리자 반박 댓글이 줄을 이었다. 아이디 ‘yanghun82’는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면 항소를 해야지, 판사를 죽이려고 석궁을 쏘다니 민주사회에서 그것도 교수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야만스러운 짓을 할 수 있는가.”라며 개탄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최근 발생한 법조인 관련 사건들이 정당성을 잃게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고, 특히 법조인들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네티즌들은 법이나 정부에서 정당성을 찾아야 하는데 이를 찾을 수 없어 빚어진 총체적인 혼란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이성식 교수는 “권력에 불만을 갖고 있는 대중들은 공격을 한 김 교수도 부교수 시절 더 높은 사람들에 의해 억울하게 당했다고 여겨 권력에 대한 도전에 공감을 표시하는 것”이라면서 “즉흥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네티즌들이 김 교수에 대해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연민의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와 재판 관련 시민단체 등이 조직적으로 댓글을 주도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증거가 부족해 자신이 옳지만 재판에 진 뒤 불리함을 보지 못한 채 재판과 고소를 반복하며 ‘사법의 수렁’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명호씨 역시 재판과정에서 어떤 억울한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 원한을 판사 개인에게 푼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