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물류유통망 확보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우리 우정도 몇년 안에 공사화 등의 큰 변화가 올 겁니다. 일본, 독일, 중국은 벌써 국가 차원의 물류분야 혁신 작업을 시작, 우리보다 한발짝 앞서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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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규 前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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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규 前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
15일 퇴임한 우정사업본부 박재규(45) 우편사업단장은 “독일우정청이 DHL을 인수한 이후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가졌고, 우리도 이같은 토대를 하루 빨리 갖추고 싶었다.”고 몇번을 강조했다. 우정본부 밑에 물류 자회사를 두는 기초를 다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떠나는 발걸음에 묻어나는 듯했다.
그는 LG홈쇼핑(현 GS홈쇼핑) 임원에서 우정행정에 영입된 ‘첫 민간 물류 전문가’였다. 이 날까지 꼭 2년6개월을 일했다. 공직 입문 당시의 뜻이 워낙 컸던지 그는 한국의 우정분야가 가야 할 길을 소상히 밝혔다.
공직에서 그를 불렀던 것은 편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 만년 적자인 우편행정에 민간경영 시스템을 접목해 선진화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는 재임 동안을 ‘절반의 성공’으로 보는 듯했다.
적자이던 우편분야에서 지난달 200억원이란 첫 흑자를 기록했다. 인프라의 핵심인 운송망을 개편해 CJ·대한통운 등을 따돌렸고, 물류 전문가 육성에도 힘 쏟았다. 그는 이를 “60㎞이던 운송 속도를 120㎞로 만든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이어 물류 인프라 구축쪽으로 말을 돌렸다.“일본은 우정분야 민영화로 온 나라가 시끌합니다. 중국은 내년에 우정청을 공사화합니다. 우리도 차기정부에서 한해 58조원을 운영 중인 우정분야의 공사화 또는 민영화가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겁니다.” 그는 이와 관련, 현재 일본우정청 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물류 자회사를 만드는 것은 재임 동안의 희망이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자회사를 만들어 DHL 수준으로 육성하려 했고, 동북아 물류주체는 어렵더라도 후보군에는 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세계적 물류기업인 DHL은 독일우정청에 인수돼 현재 영업이익률을 30%대로 올렸다.
박 단장은 이 대목에서 “아직 시기가 안된 때문인지 예산을 ‘따내는데’ 힘이 달렸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공사화, 민영화는 큰 과제이며,‘와일드한’ 생각이지만 농·수협의 물류분야와도 묶는 등 대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하나의 방안으로 “항공 물류망을 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독일 히틀러가 자동차 전용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을 만들어 유럽을 평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었다. 중국은 최근 13대의 물류 전용기를 마련해 놓았다.
박 단장은 한국은 앞으로 물류분야에서 강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정보화 수준’ 때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 단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에서 하고 있는 물류분야 강의를 다음 학기까지 계속하면서 물류분야를 더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2005-12-1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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