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안팎서 외면 받는 ‘서우얼’

[생각나눔] 안팎서 외면 받는 ‘서우얼’

고금석 기자
입력 2005-10-21 00:00
수정 2005-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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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쓰고 있는 서울의 새 중국어 표기인 ‘서우얼(首 )’이 국내외 홈페이지에서 외면받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신문이 중국인들이 즐겨찾는 주요 홈페이지를 무작위로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중국인 못알아봐 당분간 한청 쓸것”

‘서우얼’이라는 표기는 한국에 주재하는 중국 대사관부터 사용하지 않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www.chinaemb.or.kr)에 접속, 중국어판 홈페이지 배너를 클릭하면 뚜렷이 ‘한청(漢城)’이라고 쓰인 주소를 볼 수 있다.

이 홈페이지와 연결된 주한 중국대사관 교육처 홈페이지(www.eoe.or.kr)와 중국문화원 홈페이지(www.cccseoul.org)에도 서울을 뜻하는 한자 표기는 모두 ‘한청’으로 돼 있다.

지난 1월 이명박 시장이 새 표기법을 발표하며 “도시 이름을 해당 국가의 발음에 가깝도록 표기하는 것이 국제 관례인 만큼 ‘한청’ 대신 ‘서우얼’로 불릴 수 있도록 하겠다.”던 약속이 허울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서울의 중국어 표기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방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한청’과 ‘서우얼’을 병기하겠다는 답변만 얼마전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서우얼’을 쓰면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알아보지 못한다.”면서 “당분간 계속 ‘한청’을 쓸 것이며 ‘서우얼’과 병기하는 것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시각차가 드러났다.

●국내 홈페이지에도 여전

국내에서 관리되는 홈페이지에서도 새 표기법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에버랜드(www.everland.com), 한국민속촌(www.koreanfolk.co.kr), 롯데호텔(www.lottehotel.com) 등의 중국어판 홈페이지에도 ‘한청’이 사용되고 있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도 새 표기를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과 맞닿아 있는 인천시청과 경기도청의 홈페이지마저 ‘서우얼’ 대신 ‘한청’을 쓰고 있다. 심지어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사이트(www.tour2korea.com)에는 ‘한청’과 ‘서우얼’이 각각 사용돼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었다. 그동안 공항·표지판·해외광고판 등을 바꾸는 데 노력해 왔던 서울시로서는 정작 ‘등잔 밑이 어두운’ 셈이 됐다. 시 관계자는 “주요 홈페이지를 다시 조사하고 협조공문을 보내 미흡한 부분을 고치겠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과 중국어 강사 마찰도

서울시내 중국어 관련학과와 중국어학원에서도 새 표기법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업중 한국인 학생들이 ‘서우얼’이라고 발음하면 중국어 원어민 강사들이 “중국인들과 대화할 때는 ‘한청’이 더 낫다.”고 답하기 일쑤다.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에 재학중인 권소연(24)씨는 “‘자기 만족’에 그치지 않으려면 중국어 강사나 비지니스맨·중국인 관광객 등 우리나라와 접촉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새 표기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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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2005-10-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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