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살린 ‘아름다운 회항’

생명 살린 ‘아름다운 회항’

유영규 기자
입력 2005-08-27 00:00
수정 2005-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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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을 떠나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가던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응급환자가 생기자 항공유 73t을 공중에 버리고 급히 회항했다. 항공유 4000여만원 등 회항에 든 비용 5000여만원은 전액 항공사가 부담했다.

지난 25일 오후 3시18분 인천공항을 이륙한 LA행 대한항공 KE017편이 항로에 접어든 지 10분 만에 긴급환자가 발생했다. 엄마(33)와 함께 비행기에 탄 어린이 승객 L(4)양이 39도의 고열과 함께 의식이 혼미해지는 ‘열성 경련’ 증세를 보였다. 기장 등 승무원들은 탑승객 중 의사가 있는지 수소문한 끝에 유명 대학병원 의사를 찾아냈고,L양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결국 기수를 돌리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비행기의 무게였다. 인천-LA 노선을 오가는 B747 기종은 최대 이륙중량이 388.7t인 반면 최대 착륙중량은 285.7t. 활주로에서 날아오르는 것으로 끝나는 이륙과 달리 착륙 때에는 랜딩기어가 활주로에 닿으면서 100t에 가까운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에 그만큼 기체가 가벼워야 한다.

승무원들은 결국 항공유를 버리기로 결정하고 동해 상공 ‘항공유 방출구역’에 72.6t을 쏟아냈다. 항공유는 워낙 휘발성이 강한데다 미세입자로 넓게 분사돼 해양오염 우려가 없다.

비행기는 오후 4시48분 인천공항에 착륙했고 L양은 곧바로 공항 의료센터로 직행, 치료를 받았다. 비행기는 항공유를 보충한 뒤 오후 6시22분 미국으로 떠났다.

버린 항공유값 4000여만원과 이·착륙료, 연결승객 관련 비용 등 회항에 든 5000여만원은 항공사가 전액 부담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5-08-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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