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해결등 청탁몰렸다”

“세금해결등 청탁몰렸다”

입력 2005-06-13 00:00
수정 2005-06-13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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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대통령에게 직보를 하고 있고 총리는 내게 선배님이라고 예우한다네.” 부산에서 소금장수로, 서울에서는 청와대 실장으로 이중생활을 해온 60대가 붙잡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2일 공식 직제에도 없는 ‘청와대 별관팀장’이라며 1100여만원을 뜯어낸 손모(62)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손씨의 이중생활은 우연찮은 계기로 시작됐다.2003년 4월 한의원 원장인 옛 군대동기 김모(62)씨를 40년만에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 일을 봐주고 있다.”고 꺼낸 한 마디가 발단이 됐다. 소금장수를 한다고 말하기 어려워 둘러댄 말을 김씨가 “손씨가 출세했다.”며 주변에 자랑하면서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중후한 외모의 노신사 풍채에다 명문 법대 출신으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가짜 이력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했다. 손씨는 “대통령의 간곡한 만류로 청와대 비선조직을 이끌며 사회 비리를 조사해 매주 보고하고 있다.”고 흘렸고 박모(64·여)씨로부터 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까지 제공받았다. 힘있는 사람이라는 소문이 나자 청탁도 몰렸다.

손씨는 지난해 12월 한 목사로부터 “아는 사람이 절도 혐의로 붙잡혔는데 도와달라.”는 말에 200만원을 받았다. 세금 해결을 빌미로 다단계 판매업체인 J사 간부 김모씨로부터는 200만원짜리 양복과 150만원짜리 코트 등 518만원어치의 물건을 받았다. 손씨는 김씨 앞에서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화통화를 하는 것처럼 자작극을 벌였다. 또 개인빚 200만원을 대신 갚도록 했고 부하 직원들의 설 보너스 명목으로 300만원을 챙겼다.

손씨의 이중생활은 지난달 청와대 게시판에 익명의 제보가 올라가면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경찰에 와서도 ‘그분이 거짓말을 했을 리가 없다.’며 좀처럼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5-06-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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