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재개발도 내사

세운상가 재개발도 내사

입력 2005-05-14 00:00
수정 2005-05-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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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주도로 추진중인 세운상가 재개발 사업에 서울시가 시세보다 100억원 이상 높은 설계비를 합동 설계단에 지불하도록 권고한 사실이 포착돼 검찰이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운상가 4구역 합동설계단에는 최근 구속된 서울시 양윤재 부시장의 친구가 운영하는 D사가 포함돼 ‘서울시가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건축설계회사 편든 서울시?

세운상가 재개발 사업은 종로구 예지동 85 일대 세운상가 4구역에 2009년까지 건물 8개동을 짓는 것이다. 사업시행자는 종로구청장이며, 땅을 신탁받아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완공 뒤 신탁자들에게 분양을 해 주는 신탁사로는 대한토지신탁㈜이 선정됐다.

현재 10개 건축설계회사들이 합동설계단을 구성, 설계를 진행중이다.4개 업체는 외국계 회사이고, 양 부시장과 중·고교 동창으로 절친한 L씨가 운영하는 D사도 포함돼 있다. 합동설계단은 설계비로 396억원을 요구하고 있고, 대한토지신탁은 160억원 이상은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가 이 과정에 개입, 올 1월11일 공문을 통해 279억 700만원의 조정 금액을 양측에 제시했다. 조정권고 공문에는 발신자가 서울시가 아닌 종로구청장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종로구에서 설계비에 대한 시의 의견개진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설계비를 산출했다.”면서 “서울시는 종로구와 이 지역 재개발에 대한 협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조정권한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합동설계단은 서울시의 조정액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대한토지신탁은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한토지신탁 관계자는 “서울시가 업자들에게 휘둘려 상식을 넘는 금액을 조정안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업계 관계자도 “시세보다 100억원 이상의 조정액을 낸 서울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담당부서인 서울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 고위관계자는 “외국계 회사가 포함된 합동설계단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조정금액이 문제가 된다면 제3의 기관에 원가분석을 의뢰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확대되는 재개발 수사

서울시의 세운상가 설계비 개입 의혹은 검경의 수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서울시가 설계업자들의 로비에 휘둘리고 있다.’는 진정서를 청와대와 검·경 등에 제출했고, 경찰에서 이를 내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도 “세운상가 재개발 사업도 수사 대상”이라고 이날 밝혔다.

한편 청계천변 재개발 특혜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유재만)는 이날 양윤재 서울시 부시장이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역삼동의 도시설계용역회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6일 양 부시장의 사무실에서 이 회사 이름의 차명계좌가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의 선임연구위원을 지낸 국립대교수 김모(52)씨와 청계천복원추진본부 간부 출신인 모 구청 도시관리국장 박모(52)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부동산개발업체인 미래로RED측으로부터 중구 삼각동·수하동 주상복합건물 신축 사업의 편의 제공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금품을 챙긴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김씨가 재개발 관련 토론회 등에서 “개발인센티브가 필요한 전략재개발지구의 용적률을 1000%까지 풀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이 시행사측의 금품로비와 관련이 있는지 캐고 있다. 박씨는 청계천복원 추진본부에서 고도제한 완화 결정의 결재라인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미래로측이 대표이사에게 대여한 71억여원이 불법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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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 홍희경기자 kiyong@seoul.co.kr
2005-05-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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