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 몰린 부친 의문사 ‘추적 36년’ 책 펴낸 전희구씨

좌익 몰린 부친 의문사 ‘추적 36년’ 책 펴낸 전희구씨

입력 2005-01-07 00:00
수정 2005-01-0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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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면서 마음에 응어리진 세상에 대한 분노와 원한을 풀 수 있었습니다.”

전희구씨
전희구씨 전희구씨
오는 6월 정년퇴직을 앞둔 서울 노원구 생활복지국장 전희구(60)씨는 최근 6·25전쟁 당시 ‘좌익척결’명목으로 희생된 아버지의 의문사를 추적해온 과정을 그린 ‘피어오를 새날’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다섯살 어린 나이에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의 진상을 더듬어 가면서 겪은 눈물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의 아버지는 1950년 당시 부산일보 편집부 차장 겸 문화부 기자로 재직하던 고 전임수(당시 29세)씨. 그는 그해 8월15일쯤 동료기자 6명과 함께 좌익으로 몰려 연행된 직후 가혹행위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실규명을 위해 전씨는 1968년 군복무 시절 첫 휴가부터 아버지와 함께 끌려간 동료들과 수사관계자, 부산·경남지역에 거주했던 모든 언론·예술인들을 만나러 전국을 헤맸다.30년이 흐른 1997년에야 전씨는 ‘부산일보 50년사’라는 책과 아버지와 함께 연행된 언론인을 통해 당시 사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씨의 선친과 함께 연행된 전 국제신문 편집국장 이광우씨가 임종을 앞두고 당시 일을 생생하게 전했기 때문이다.

그는 책에서 아버지의 행방불명 이후 어린 두동생의 병사와 어머니의 재가로 가정이 몰락하는 과정까지 숨김없이 드러냈다. 조부모 아래서 중학교만 마친 전씨는 검정고시를 거쳐 1970년 서울시 9급 공무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대통령표창, 서울시장상 등을 수상하며 모범적인 공직활동을 했다.

전씨는 “이 책은 아버지와 모든 의문사 사건피해자들을 위한 일종의 ‘씻김굿’”이라며 “모든 의문사 관련자들이 ‘역사의 신’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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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2005-01-07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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