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살인범 잡았지만…

10년만에 살인범 잡았지만…

입력 2004-12-22 00:00
수정 2004-12-2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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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미제 강간살인사건의 범인이 경찰관의 끈질긴 노력으로 붙잡혔지만 공소시효가 끝나 풀려나게 됐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지난 1994년 12월22일 오전 충남 서천군 서천읍 군사리 ‘은비정’이라는 주점 내실에서 업주 강모(43·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발견 당시 정황으로 볼 때 전날 밤 강씨와 술을 마시던 손님이 그를 성폭행한 뒤 해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빈 맥주병에서 지문을 찾아내 감정을 의뢰했지만 주인을 밝혀내지 못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버렸다.

10년이 흐른 지난 2004년 2월25일. 서천경찰서 형사계에서 6년째 감식업무를 맡고 있는 장영현(41) 경사는 경찰서 내 문서고에 들렀다가 우연히 먼지 쌓인 서류철 가운데 ‘1994년 미제사건 파일’을 찾아냈다.

감정결과 지문은 김모(29·대전시 서구 내동)씨의 것으로 밝혀졌고, 사건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김씨가 ‘은비정’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살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 김씨가 1995년 12월에 주민등록증을 만들었기 때문에 1994년 지문을 감정했을 때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 경사는 지난달 16일 사건 파일을 찾아낸 지 9개월 만에 김씨를 강도살인혐의로 체포했다. 김씨는 “술을 마신 뒤 성관계를 가졌고 집에 가려는데 여자가 반말로 욕을 해 등을 발뒤꿈치로 두 번 밟았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10년 만에 범인을 밝혀냈지만 사법처리 문제로 난관에 부딪혔다. 김씨가 고의로 강씨를 때려 숨지게 했으면 ‘살인’ 또는 ‘강도살인’(공소시효 15년) 혐의로 기소할 수 있고, 강간한 점을 입증하면 ‘강간치사죄’(공소시효 10년)로 12월21일까지 기소할 수 있지만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폭행치사’나 ‘상해치사’(공소시효 7년) 혐의가 적용돼 공소시효가 이미 끝나 김씨를 재판에 회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대전지검 홍성지청은 21일 범인 김씨에 대해 ‘상해치사’ 또는 ‘폭행치사’혐의를 적용, 공소시효 7년이 지났기 때문에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04-12-2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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