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이봉주의 아름다운 인연…인터넷에 ‘감동’

두 이봉주의 아름다운 인연…인터넷에 ‘감동’

입력 2004-09-04 00:00
수정 2004-09-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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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토너 이봉주와 소년 이봉주
마라토너 이봉주와 소년 이봉주 마라토너 이봉주와 소년 이봉주
“이봉주 어린이의 별명을 ‘1등’으로 바꿔 줄게요.”

마라토너 이봉주와 소년 이봉주의 풋풋한 인연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유머사이트 ‘웃긴대학’(www.humoruniv.com)에 네티즌 ‘나는 이봉주’가 ‘이봉주가 나에게 준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은 동명이인인 두 사람의 4년전 약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형24등해서 내별명도 24등”

당시 광주 B초등학교 4학년이던 이봉주 어린이는 마라토너 이봉주가 시드니올림픽에서 24등에 그치자 친구들로부터 ‘24등’이라고 놀림을 받았다.이군은 이 선수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형이 24등을 해서 제가 ‘24등’이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면서 “저를 위해서라도 꼭 1등을 해달라.”고 글을 올렸다.

보스턴 우승으로 ‘1등’으로 바꿔

한달쯤 지나 이군은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이 선수가 소속 팀의 티셔츠와 친필 사인,그리고 “이봉주 어린이의 별명을 ‘1등’으로 바꾸어 드릴게요.”라는 짤막한 편지를 이군의 학교로 보낸 것.그리고 4개월 뒤인 2001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이 선수는 우승을 차지,이군과의 약속을 지켰다.이군은 “한마디에 담지 못할 엄청난 의미를 느꼈다.”고 당시 소감을 밝히면서 “비록 이번 올림픽에선 14등에 그쳤지만 4년전 그 한마디는 내 머릿속을 맴돈다.”고 적었다.

이 글은 추천수 3500회에 200여개의 답글이 달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네티즌들은 “눈물나게 감동적”이라고 입을 모았다.네티즌 ‘Toy Soldier’는 “베이브 루스가 병상에 있는 어린이를 위해 홈런 약속을 지켰다는 얘기만큼 멋지다.”고 밝혔다.

아이디 ‘pagon’도 “이봉주 선수의 마음과 이 선수에게 감사할 줄 아는 이봉주 어린이에게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광주 S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이군은 ‘웃긴대학’에 이 글을 게재하기 직전 이 선수의 홈페이지에도 글을 올렸다.이군은 “당시 편지만으로도 만족했지만 봉주형은 보스턴 마라톤 우승으로 저의 별명을 바꿔 주셨다.”면서 “비록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선 14등을 하셨고 제 별명이 ‘14등’으로 바뀌었지만,오기있고 끈기있는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준 형은 영원한 나의 우상”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이 선수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4년전 동명이인의 어린이가 나 때문에 실망하고 혹시라도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봐 학교로 선물과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면서 “보스턴 대회에서 약속을 지켰을 때는 물론 다른 대회에서 선전했을 때마다 이봉주 어린이를 생각하며 웃음지었다.”고 말했다.이 선수는 “어린 팬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다.”면서 “조만간 이봉주 어린이를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2004-09-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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