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협회장 박진숙씨

간호조무사협회장 박진숙씨

입력 2004-08-04 00:00
수정 2004-08-0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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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일터에서 내몰 간호법이 제정된다면 ‘의료대란’이 일어나고,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한국간호조무사협회 박진숙(52) 회장은 “전체 의료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졸속으로 추진되는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며,이런 시도를 원천봉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의원,중소병원,보건소 등에서 10년간 간호조무사로 일했고 지금은 협회 일만 맡고 있다.박 회장은 “8월중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 상임위로 넘어가는 날을 D데이로 잡아 국회 앞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갖는 등 본격적인 저지투쟁에 돌입하겠다.”면서 “현재 병·의원에서 일하고 있는 회원 9만여명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간호사법에는 간호사의 의무에 대한 조항은 있지만,간호조무사에 대한 것은 쏙 빠졌습니다.나중에 시행규칙에 넣겠다고 구두약속을 하고 있지만 믿기 어렵습니다.간호사법은 관련 의료단체가 충분히 논의하고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검토가 이뤄진 뒤 만들어야 합니다.”

박 회장은 “간호협회는 ‘간호조무사들의 일자리를 빼앗으려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하지만,결국은 간호법이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면 간호조무사들의 대량 실직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으니 어떻게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있겠습니까? 전국에 간호조무사만 무려 30만명이 넘습니다.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겠지만,만약 그렇지 않다면 노조를 만들어서라도 투쟁할 생각입니다.”

간호조무사들은 특히 지난 40년간 묵묵히 의료현장에서 궂은 일을 해오며 의료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는데,갈수록 불이익만 커져 불만스럽다고 했다.

“간호사들이 독일로 무더기로 떠난 60년대,우리는 ‘빈집’을 지키는 심정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가족계획,결핵관리,모자보건사업,예방접종 등 국가보건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이런 자부심으로 낮은 보수와 열악한 근무조건도 다 참아왔는데 갈수록 굴종만 강요하고 있으니 어떻게 더 참을 수 있겠습니까?”

대표적인 예로 간호조무사(과거에는 간호보조원) 면허도 60년대에는 당시 보건사회부 장관 명의로 발급하다가 지난 74년부터는 시·도지사 명의로 바꾸는 등 격이 ‘강등’됐다는 사실을 꼽았다.박 회장은 “가장 힘 없는 의료계 단체가 ‘생존권 사수’를 외치고 있을 뿐”이라면서 “의료계에서 흔히 보는 ‘밥그릇’ 싸움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04-08-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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