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시장 상인들의 호소] “상권 떠받친 버스정류장 돌려주오”

[성북시장 상인들의 호소] “상권 떠받친 버스정류장 돌려주오”

입력 2004-07-28 00:00
수정 2004-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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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버스정류장이 아니라 우리에겐 숨통이나 마찬가지입니다.없는 걸 새로 만들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있던 걸 되돌려 달라는 것 뿐입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성북시장 상인과 주민들이 버스중앙차로제가 시행되면서 멀어진 버스정류장을 원상회복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서울 강북구 미아동 성북시장 상인과 주민들이 버스중앙차로제가 시행되면서 멀어진 버스정류장을 원상회복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27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성북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시장 입구의 정류장에 서던 시내버스 대부분이 멀리 떨어진 곳에 새로 생긴 중앙버스정류장으로 옮겨진 뒤 거리가 썰렁해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성북시장 입구’ 버스 정류장은 지난달까지 14개 노선의 시내버스가 서 언제나 북적였다.그러나 지난 1일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라 도봉·미아로에 버스중앙차로제가 도입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미아삼거리 방면으로 230m 남짓 떨어진 ‘도봉세무서 앞’에 중앙버스정류장이 새로 생기면서 11개 노선이 옮겨갔다.이후 시장 상인들은 상권이 죽어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고,주민들 역시 거리가 멀어져 시내버스를 이용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서울시가 기존 정류장이 있는 성북시장 입구에 중앙버스정류장을 만들지 않은 것은 미아역 부근에 새로 생긴 삼성생명 앞 중앙정류장과 도봉세무서 앞 중앙정류장 사이의 거리가 630m로 중간에 있는 성북시장 입구에 또 하나의 정류장을 두기에는 간격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당초 이용자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도봉세무서 앞에 새로 정류장을 만든 것 자체가 ‘억지행정’이라며 정류장 복원을 요구하고 있다.또 중앙차로제 실시 이후 교통체증이 한층 심해졌다며 아예 중앙차로제 폐지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이 버스 정류장 이전에 본격적으로 반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부터.주민들은 3월 말까지만 해도 버스정류장이 없어질 계획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이 곳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김철호씨는 “지난 1월 서울시 직원이 현장을 확인하며 정류장이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해서 그 말만 믿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지난 4월 지역신문을 보니 난데없이 성북시장 앞에는 중앙버스 정류장을 만들지 않는다고 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정류장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를 만든 주민들은 3000명 남짓의 서명을 받아 지난 5월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고,정류장 앞에서 반대 시위도 벌였다.지난달에는 일부 흥분한 주민들이 구청장 면담을 요구하며 달걀을 던져 대책위 집행부 6명에게 경찰의 소환장이 날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중앙차로제 실시와 함께 정류장을 옮겼고 150명에 이르는 주민들은 지난 12일과 13일 관광버스까지 동원,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앞에서 버스정류장 복귀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와 함께 비좁은 도로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중앙차로제를 시행,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대책위 이름을 아예 ‘도봉·미아로 버스중앙차로 폐지위원회’로 바꿔 다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중앙차로제가 시행된 첫날에는 50여명의 주민이 중앙차로 횡단보도에 주저앉아 1시간 가까이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상인들은 손님들 발길이 뜸해졌다고 근심스러워하고 있다.10년째 음식점을 하고 있는 신정옥(51·여)씨는 “정류장이 없어지자 하루 평균 매상 60만원이 4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면서 “벌써부터 이러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

성북시장에서 20년이 넘게 야채를 팔아온 이은숙(64·여)씨는 “버스에서 내려 집에 가는 길에 한번씩 들르는 손님들이 대부분인데 정류장이 없어지니 발길이 뚝 끊어졌다.”면서 “버스손님까지 잃고 이제 양옆에 있는 지하철역 근처 상가에 밀려 장사가 망하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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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4-07-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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