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들어가면 못 나와

일단 들어가면 못 나와

입력 2004-07-20 00:00
수정 2004-07-20 07:5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유영철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거 당시 뒷얘기와 그의 평소 행적 등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유영철을 처음 검거한 기동수사대 양필주(35) 경장은 지난 15일 오전 2시30분쯤 제보를 받고 신촌으로 달려가 오전 3시30부터 제보자가 데리고 나온 여성 1명 등 6명과 ‘검거 공작’을 시작했다.위장 출장마사지사를 대기시키고 그가 나타나기를 기다린 것.그러나 유영철은 전화로 “아가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1시간 이상 장소를 계속 바꾸었다.신촌 일대에 흩어져 용의자를 찾던 양 경장 일행 6명은 오전 4시30분쯤 용의자로 보이는 사람을 보고 이웃 서강지구대에 지원을 요청했다.지구대 김성기(37) 경장이 사복 차림으로 유영철에 접근,수갑을 채웠고 달려온 양 경장이 제압하면서 10개월간의 범죄행각이 종지부를 찍었다.이 순간에도 유영철은 증거품인 휴대전화를 옷속으로 떨어뜨리는 ‘기지’를 발휘했다.

유영철은 전화방에서 만나 2개월동안 동거한 김모씨에게 깊은 정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김씨를 만나는 동안에는 범행도 하지 않았고 여행도 다니며 한때나마 단꿈에 젖어있었다.그러나 신원조회 결과 전과자에 이혼남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데다,유영철이 간질 발작 증세를 보이자 관계는 틀어졌다.유영철은 김씨와 결별한 뒤 무고한 출장마사지사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이후 유영철의 원룸에 들어간 여자는 아무도 살아나오지 못했다.범행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집에 들인 여자는 반드시 살해했다는 것이다.

유영철은 한때 문학성이 풍부한 청년이었다.그의 원룸에서 발견된 자작시 ‘사진 속의 사랑’은 4∼5년 전 한 잡지사의 문예 공모에 뽑혀 고료 30만원을 받았던 작품이었다.그는 학창시절 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한 적이 있을 만큼 글재주가 있었고,그림 솜씨도 상당했다.

한편 유영철의 IQ는 90∼10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당초 자신의 IQ가 142라고 진술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2004-07-20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