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엽기살인극의 주인공 유영철이 살던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원룸 203호 안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보증금 400만원,월세 35만원짜리 원룸 내부는 벽 두 곳에 창문이 있고 꽃무늬 흰색벽지가 발라져 있어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였다.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옷가지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침대보도 흐트러짐 없는 상태로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었다.이런 곳에서 엽기적인 토막살인 사건이 벌어졌으리라고는 믿기 힘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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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평 정도 되는 원룸 내부의 출입문 왼쪽에는 앉은뱅이 화장대가 놓여져 있었고 그 옆에 냉장고가 있었다.냉장고 안에는 계란·햄·탄산음료와 맥주가 들어 있었고,싱크대 위 찬장에는 라면이 쌓여 있었다.입구 오른쪽의 책상 위에는 오디오,텔레비전,컴퓨터 등이 놓여 있었다.
방 안쪽 구석에 놓인 침대 뒤 책꽂이에는 스크랩노트 3권,국어사전과 여성패션잡지도 꽂혀 있었다.스크랩 노트에는 주택정보,인테리어,가전제품에 관한 신문·잡지 기사와 사진 등이 붙어 있었다.또 성형 관련 왜소콤플렉스를 다룬 기사 2,3건도 스크랩해 놓았다.
부산 러시아인 총기사건에 대한 기사도 있었고,명품 총기나 칼에 대한 사진도 많았다.
다른 스크랩북에서는 한자능력검증시험 3급 자격증과 워드프로세서 2급 자격증이 나왔고,유영철의 자작시로 보이는 ‘사진 속의 사랑’이라는 제목의 시도 있었다.이 시는 ‘온가족이/모였었던 순간이었습니다/모처럼 많은 대화 나누며/웃을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로 시작되는 가족의 행복을 회상하는 내용이었다.다른 스크랩 노트 한 권은 유영철의 습작노트였는데,여성 영화배우와 탤런트의 모습을 크로키한 작품으로 가득차 있었다.
컴퓨터가 놓여 있는 책상 서랍 속에서는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는 영화 ‘공공의 적’ DVD가 나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2004-07-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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