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단순구타사고로 은폐

국방부, 단순구타사고로 은폐

입력 2004-07-15 00:00
수정 2004-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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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는 19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군부대의 부재자 투표 과정에서 여당 후보를 찍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사로부터 구타당해 숨진 정연관(당시 20세)씨를 의문사로 인정했다.

의문사위는 결정문을 통해 “87년 12월4일 정씨가 복무하던 경기 고양시 육군부대에서 공개투표 등 부정선거가 저질러졌으며,정씨는 자신이 속한 내무반에서 야당 후보에 투표한 사람이 3명이나 나왔다는 이유로 기합을 받던 중 백모 병장에게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방부와 보안사령부는 정씨의 사망사고가 대통령 선거와 관련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군기교육 중 발생한 단순 구타사고로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윤씨와 같이 근무했던 내무반원들은 헌병대와 보안대 조사에서 “전술훈련을 앞두고 군기를 잡기 위해 기합을 주다 숨졌다.”는 진술을 강요받았고 보안대 조사에서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지만 오히려 “입조심하라.”는 주문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1989년 2월 13대 국회에서 ‘양대 부정선거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윤씨의 사망사건을 조사할 때도 정씨의 중대장이던 김모씨가 청문회에 출석하는 증인들을 부대로 불러 헌병대 수사기록을 보여주며 과거 헌병대에서 진술한 내용대로만 증언할 것을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다.

의문사위는 “정씨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대중을 찍겠다.’며 동료와 가족들에게 권유하는 등 자유가 극히 제한되는 군인으로 부정 투표를 강요받는 상황에서 군사정권인 여당에 대한 비판의식을 적극 밝히고 실행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1기 의문사위는 정씨 사건은 헌법상 보장된 투표권을 침해하는 공권력의 피해자이기는 하지만 민주화운동을 했다고는 볼 수 없고 여당의 후보지지 교육 등이 정연관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며 기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4-07-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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