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만남’ 제안한 29일, 비건·北인사 한밤 판문점 극비 회동

트럼프가 ‘만남’ 제안한 29일, 비건·北인사 한밤 판문점 극비 회동

박기석 기자
입력 2019-06-30 23:28
수정 2019-07-0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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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 깜짝 회담 성사’ 막전막후

트럼프, 김정은에 ‘흥미로운 내용’ 친서
북미 1주일 전부터 사전교감 가능성 커
비건, 만찬 참석 않고 밤10시 숙소 돌아와
최선희·김창선 아닌 제3의 북측 인사 만나
“일찍 온 비건, 28일 이미 北접촉했을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0일 판문점 회담은 ‘즉흥적 만남’의 형식을 띠었지만 사전에 북미가 일정 부분 교감을 하고 보안을 유지한 채 만남을 추진하면서 극적 효과를 극대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어제 급하게 인사를 하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떠올랐고 결국 성사가 됐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일주일여 전부터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구상,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방한 시 비무장지대(DMZ) 방문 계획을 밝혔다. ‘김정은이 만나자고 제안한다면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더힐은 이날 뒤늦게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방문을 계기로 남북 국경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준비할지 모른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 등을 통해 그런 의사를 내비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고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흥미로운 내용’은 판문점 회담 제안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9일 트위터에서 회담을 공개적으로 제안하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5시간 만에 담화를 내고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신속하게 화답한 것은 북미가 회담과 관련해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29일 밤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를 만나 회담을 조율하는 등 북미 실무진이 긴박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3시 45분쯤 숙소인 서울시내 한 호텔을 떠났다가 밤 10시 5분쯤 호텔로 돌아왔다.

비건 특별대표는 대미 정무 담당인 최 부상이나 의전책임자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아닌 제3의 인물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상이나 김 부장은 30일 북미 정상 회담을 준비하는 주역이었다는 점에서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비건 특별대표가 유엔사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를 통해 이 두 사람과 통화하며 실무 조율에 관여했을 가능성은 있다. 또 비건 특별대표가 지난 27일 실무진만 이끌고 먼저 한국에 입국했기 때문에 이튿날인 28일에 북한 인사를 접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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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9-07-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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