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북핵 포괄 타결 모색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의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파일럿 프로젝트’(시범사업)와 한·중·미 3국의 6자회담 노력 등 북핵 구상을 쏟아 내면서 과거 박 대통령이 북핵 해법으로 제시했던 ‘밥상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북핵 밥상론은 박 대통령이 2005년 3월 한나라당 대표 때 미국을 방문해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서양에선 음식을 먹을 때 수프, 메인요리, 후식 등이 단계적으로 나오지만 한국은 밥상에 밥, 국, 찌개, 반찬 등을 한꺼번에 다 올려놓고 먹는다”며 “북핵 문제도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계적인 접근 방법도 좋지만 한국으로서는 한 상에 해법을 모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타결하는 방법이 더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핵 문제를 그런 식으로 해결하면 북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며 “북핵 해결을 위해 수많은 정책과 노력이 있었지만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포괄적인 구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핵능력 고도화 차단 보장’을 전제로 한 대화 의지를 밝힌 것도 기존의 입장보다 유연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 방식으로 밝힌 파일럿 프로젝트도 밥상론의 일환이라는 얘기가 있다. 파일럿 프로젝트는 북한이 핵포기 의지를 분명히 하고 행동에 나선다면 전 세계가 함께 북한의 경제를 지원한다는 구상으로, 6자회담 참여국뿐 아니라 북핵 폐기를 국제사회 전체의 비확산 시범사업으로 삼자는 게 핵심이다.
이 역시 박 대통령이 밥상론과 함께 내놓았던 ‘북한판 마셜플랜’과 닮아 있다. 박 대통령은 방미 당시 컬럼비아대 강연에서 북핵 포기 시 대규모 경제 지원을 인센티브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도 밥상론과 북한판 마셜플랜을 대북 정책으로 삼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4-03-26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