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겨냥한 발언은 전날보다 수위 낮춰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왼쪽),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홍 의원은 이날 경산·영천·경주·포항을 돌며 경북 지역 당원들의 표심을 가져오려 노력을 기울였다.
경주 당협을 방문한 자리에서 홍 의원은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 살았어도, 이재명 지사처럼 비꼬이지 않았다”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시 되는 이 지사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부자를 증오한다. 저는 어릴 때부터 그렇게 힘들게 살았어도 부자를 증오해 본 일이 없다”면서 “나는 열심히 살아서 부자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부자를 증오하고 남을 증오하는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파이터지만, 붙으면 제가 더 싸움을 잘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서는 최근 공세보다 수위를 다소 낮춘 분위기였다.
홍 의원은 “지난 8월 중순까지는 우리 당이 윤석열 후보를 내세워야만 정권을 탈환할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됐지만, 지난 추석 전부터 제가 야당 후보에서는 1등으로 올라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깨끗하다”며 “경선 마지막 투표에는 나가서 정권을 가져올 만한 사람, 내보내서 흠 잡히지 않을 사람을 밀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 의원은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윤 전 총장을 향해 고발 사주 및 가족 의혹 등을 거론하며 ‘범죄공동체’라고 비난했다.
이후 양측의 신경전이 거세지자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에게 “치열하게 경쟁은 하되 품격 있게, 동지 임을 잊지 말고, 과거에서 빠져나와 미래로 향하자”고 제안해 홍 의원도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홍 선배님!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며 홍 의원을 선배님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깐부’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표현으로, 딱지치기나 구슬치기 등의 놀이를 할 때 함께 딱지나 구슬을 공유하는 같은 편을 뜻하는 은어다.
이에 홍 의원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범죄공동체라는 말에 윤 후보가 발끈했네요”라며 “깐부는 동지다. 동지는 동지를 음해하지 않는다. 나는 팩트 외에는 공격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