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 식량 지원 의견수렴 착수… 대북단체 “정세 상관없이 인도 지원 계속”

정부, 대북 식량 지원 의견수렴 착수… 대북단체 “정세 상관없이 인도 지원 계속”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9-05-14 17:12
수정 2019-05-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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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대북단체 간담회…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 대북 인도 정책 2기”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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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김연철 장관
발언하는 김연철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대북 식량지원 관련 각계각층 의견수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5.14 연합뉴스
정부가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한 가운데 각계각층으로부터 관련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착수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4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등 민간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북한의 식량 사정과 대북 인도 지원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어제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께서 북한 식량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했다”며 “국내적으로 의견 수렴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이어 “인도주의 현장에 가까이 계시고 인도주의에 대해 경험과 철학을 가지신 단체 여러분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덧붙였다.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과거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과 인도적 지원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상당히 침체돼 있었고 조건도 통일부의 도움을 얻기 힘들었다”며 “새 정권이 들어선 후에도 북미 간 갈등과 핵 문제 때문에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은 북한의 식량 사정이 워낙 나쁘고 주민의 고통이 심하기 때문에 그들이 북미 관계가 풀리는 것을 기다려줄 수 없는 입장”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빨리 대량으로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서 다른 길도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김태성 KCRP 사무총장은 “유엔 대북 제재와 계절적 요인으로 지금 북한 내 식량 사정이 아주 엄중하고 위급하다”며 “종교인들은 남북관계 정세나 국제 정세 상관없이 민간 차원의 교류 그리고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창일 평화3000 운영위원장은 “인도 지원 단체 입장에서 봤을 때 문재인 정부 2년은 박근혜 정부 대북 인도 지원 정책의 2기라고 생각한다”며 “변한 것도 하나도 없었고 협조도 그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인도 지원 문제에 있어서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박 운영위원장은 “그전에 대북 지원을 할 때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고 다 해버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그러나 종단과 민화협, 북민협은 대북 인도 지원을 20년 이상 한 경험이 있고 수많은 대북 협상과 모니터링을 했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유엔 기구 통해서 지원하는 것 외에 민간단체를 통해서 지원한다면 정부도 여러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고 모니터링도 더 잘할 수 있다”며 “대북 인도 지원을 할 때 민간단체를 활용하길 부탁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3일 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WFP의 북한 영유아·임산부 대상 영양지원 사업에 대한 공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 3일 WFP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함께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북 식량 지원이 춘궁기인 5~9월 안에 이뤄져야 한다고 적시한 만큼, 식량 지원의 기준점은 이 기간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17년 WFP의 대북 지원 사업에 450만 달러 공여를 결정했지만 집행하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통해 대북 지원의 여론을 조성하고 늦어도 9월까지는 국제기구의 대북 지원 사업에 대한 공여나 정부 차원의 대북 직접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당국이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인도 협력 분야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최근 선전매체를 통해 한국 정부의 대북 인도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만큼, 북한 당국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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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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