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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한미훈련중단에 北 ‘동시행동’ 조치 뭘까

美.한미훈련중단에 北 ‘동시행동’ 조치 뭘까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6-13 13:05
업데이트 2018-06-1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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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폼페이오와 고위급 후속협상서 구체 실행방안 논의할 듯

북한이 미국의 안전보장 및 관계정상화 조치와 맞물려 비핵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함에 따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13일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확대회담에서 “미국측이 조미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한 신뢰구축 조치를 취해나간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게 계속 다음단계의 추가적인 선의의 조치들을 취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양국 정상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이룩해 나가는 과정에서 단계별, 동시행동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고 북한 매체가 전했다.

북한이 70년간 지속돼온 미국에 대한 불신을 쉽사리 거두지 못한 만큼 미국의 실질적인 대북 안전보장 조치에 맞춰 비핵화 행동조치를 해나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일단 양 정상 모두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조치가 아닌 동시 행동 조치를 받아들였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서로의 불신을 솔직히 털어놓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행동 대 행동’으로 서로 신뢰를 쌓아가며 실질적인 조치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에 도달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포괄적인 합의만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미수교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대북제재 역시 지속한다고 밝힌 것도 북한의 비핵화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진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재는 북미가 우선 신뢰를 만들어가야 할 때”라며 “욕심을 내 상대방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기에 앞서, 먼저 신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북미 모두 인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밝힌 것도 이같은 두 정상의 ‘행동 대 행동’ 합의의 결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당면 조치로 군사행동 중단 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를 표시”하며 북미간 ‘선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한미군사연습을 중단할 의향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군사적 충돌이나 나아가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미연합군사훈련 때 핵전략자산의 전개 중단을 첫 조치로 요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한 셈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도 한번에 어렵다고 보고 나눠서 하는 것 같다”며 “북한이 말한 실질적인 군사위협인 한미군사연습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북한이 느낄 수 있는 신뢰 조치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종전선언 및 불가침 선언, 평화협정 체결, 대북제재 해제, 연락사무소 개설, 북미수교 등 미국의 대북안전보장 및 관계정상화 조치와 북한의 핵탄두·핵물질·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해외반출 등 초기 비핵화 조치, 핵프로그램 신고와 검증·사찰 같은 비핵화 과정은 앞으로 동시행동원칙에 따라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안전보장 첫 조치를 수용한 만큼 북한도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일단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했지만, 한미군사훈련이란 미국의 중차대한 행동 조치에 버금가는 더 큰 보따리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미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가능한 이른 시일안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측의 ‘해당 고위 인사’ 간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만큼 추후 회담에서 구체적인 다음 수순의 조치를 신속하게 논의해 빠르게 실행해 나가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비핵화) 프로세스를 매우 빠르게 시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비핵화 조치가 조기에 가시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북미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단계별 동시행동원칙에 합의를 봤지만 9·19공동성명 등 과거의 ‘행동 대 행동’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양국 최고지도자의 ‘확약’이 원동력이고 폼페이오 장관 등 최고지도자의 대리인들이 협상에 나서 빠르고 신속한 동시행동조치를 취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북미정상회담 공동선언의 합의를 두 정상이 일반적인 ‘약속’이 아닌 ‘확정적’인 ‘확약’으로 표현하며 두 정상의 합의의 무게를 강조했다.

특히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미국관계를 위해 과거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담은 발언을 상세히 소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한 첫 발언인 “과거의 역사가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우기도 했지만 그 모든것을 과감하게 짓밟고 이렇게 이 자리에까지 왔으며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는 언급을 ‘뜻 깊은 말씀’으로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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