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은 꺼리고 신인은 밝힌다…출판기념회 정치학

거물은 꺼리고 신인은 밝힌다…출판기념회 정치학

이주원 기자
입력 2018-03-13 22:36
수정 2018-03-1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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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앞둔 단체장 역풍 일까 조심

기초의원·교육감 기념회는 러시
신생후보 인지도 제고·자금 확보


‘지방선거 유력 주자에게 출판기념회는 ‘독’(毒)일까.’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가 선거 90일 전인 15일부터 금지되면서 예비후보들의 출판기념회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예비후보는 출판기념회를 열어 인지도도 높이고 선거자금을 마련하는 1석2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반면 유력후보는 출판기념회가 선거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수단이라는 부정적 인식 탓에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거나 소규모로 여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지사 유력후보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과 자유한국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는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이 시장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자서전 등 2권의 책을 이미 출간했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13일 “지난해 대선 출마 때 책을 냈기 때문에 굳이 1년 만에 책을 내서 홍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유력 후보인 민주당 박남춘 의원도 출판기념회 계획이 없다. 경쟁자인 유정복 인천시장과 김교흥 전 국회 사무총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이 연이어 출판기념회를 연 것과는 다른 행보다. 재선에 도전하는 원희룡 제주지사도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을 계획이다.

정치인이 자서전을 내는 것과 달리 박원순 서울시장은 각 분야의 청년 인터뷰를 담은 대담집을 최근 출간했다. 박 시장은 지난 11일 개최한 북 콘서트에서 정치인 없이 청년 40여명을 초청하기도 했다.

유력주자가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거나 축소하는 이유는 출판기념회를 향한 부정적 시각을 의식해서다. 도서 판매 대금은 정치자금법상 저촉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에 거액의 돈 봉투가 오가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기도 하다. 한 예비후보 관계자는 “출판기념회가 정치인을 알리는 수단을 넘어 선거자금 모금의 성격으로 변질돼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게 더 두렵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정치 신인이나 상대 후보보다 인지도가 약한 예비후보에게 출판기념회는 홍보와 선거자금 모금을 위한 최고의 수단이다. 박 시장을 추격하고 있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지난 9일 북 콘서트에서 유명 건축 전문가 유현준 교수를 초청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도 지난 7일 원내대표 시절 저술한 자서전을 갖고 북콘서트를 열었다.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북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3철’(전 의원·이호철 전 민정수석·양정철 전 비서관)이 공식석상에 최초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3선에 도전하는 최성 고양시장도 지난 2월 북콘서트를 열었다. 최 시장은 8년의 재임 기간 중 무려 여섯 번이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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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구청장급의 전유물이었던 출판기념회를 이제는 기초의원과 교육감 후보자가 개최하는 것도 이번 지방선거의 특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포함해 송주명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함진홍 부산시교육감 예비후보 등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것도 눈에 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8-03-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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