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웅산 테러범 사형선고 판사 딸 살해 의혹”

“北, 아웅산 테러범 사형선고 판사 딸 살해 의혹”

강병철 기자
입력 2017-04-11 22:32
수정 2017-04-11 23: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공개된 외교문서 주요 내용

11일 공개된 1986년도 외교문서를 보면 당시 전두환 정권은 국제사회에서 ‘독재 정권’의 이미지를 희석시키고자 상당한 노력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국제사회의 반응은 싸늘했으며 특히 이를 둘러싸고 한·미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11일 서울 서초동 외교사료관에 1986년 외무부 문서가 진열되고 있다. 이날 외교부는 30년이 경과된 외교문서 1474권(23만여쪽)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서초동 외교사료관에 1986년 외무부 문서가 진열되고 있다. 이날 외교부는 30년이 경과된 외교문서 1474권(23만여쪽)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6년 4월 5~21일 영국·서독·프랑스·벨기에 등 유럽 4개국 순방에 나서며 무리하게 ‘국빈 방문’을 추진했다가 대부분 거절을 당했다. 순방 형식 중 의전 수준이 가장 높은 국빈 방문을 통해 대내외에 정권의 위상을 과시하기 위한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4개 중 벨기에를 제외한 3국은 모두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순방에 앞서 유럽의회의 인권침해국 명단에서 대한민국을 빼기 위해 ‘총력전’을 벌인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우리나라는 유럽공동체(EC) 내 유럽의회가 세계인권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선정된 아시아의 인권침해국 7곳 중 한 곳이었다. 정치범에 대한 사형이 일반화된 국가라는 이유였다.

이에 외무부는 EC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의 인권 상황을 설명하는 한편 순방국 대사들에게 “인권 문제는 정상회담에서 거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는 순방 전 교민들의 반정부 시위를 막기 위해 주요 장소에 미리 집회 신고를 내는 ‘알박기’를 하기도 했고, 순방이 끝난 뒤에는 순방국 주재 각 대사관에 ‘한국의 민주화 과정 및 전두환 대통령의 민주화 노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대(對)언론 활동을 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그럼에도 ‘이미지 세탁’은 쉽지 않았다. 1986년 5월 미국 조지 슐츠 국무부 장관과 함께 방한한 개스턴 시거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신한민주당 김영삼·김대중 등 야당 인사를 만나려 하자 정부는 “신민당뿐 아니라 모든 야권과 민정당 인사도 같은 형식으로 면담을 가져야 한다”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미국 측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만 콕 집어 만나는 데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또 미국은 신민당 유성환 의원이 회기 중 원내 발언을 이유로 구속되자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훗날 제42대 미국 대통령이 되는 빌 클린턴 하원의원 등이 유 의원의 석방을 탄원하는 서한을 우리 정부에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아울러 ‘땡전뉴스’로 유명했던 전두환 정권이 외신을 상대로 “국가원수에 대한 보도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보도 가이드라인을 내렸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올해 공개된 문서에서는 북한에 얽힌 새로운 사실도 다수 밝혀졌다. 북한 정권은 1957~1984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통해 재일동포 교육사업에 350억엔(약 3557억원)가량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일동포 2·3세를 조총련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셈이다. 외무부 영사교민국은 “공산주의 사상 주입을 위한 2세 교육자금으로 사용되는 것 외에 조총련 조직의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와해 공작 등 정치자금으로 유용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반대로 조총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즈음해 선물 비용을 강제로 모금해 물의를 빚은 사실도 문서에 기록됐다. 당시 조총련은 김정일 선물 구입비로 50억엔(약 512억원)을 책정해 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벌였고, 이에 일부 회원은 항의 편지를 대량 배포하는 등 불만을 드러냈다.

아웅산 테러범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판사의 딸이 피살된 사건에 북한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보고된 사실도 문서에 담겼다. 1986년 12월 이상옥 당시 주제네바 대사는 주제네바 미얀마대사와 만난 뒤 작성한 2급 비밀문서에서 “아웅산 테러 사건 재판에 관여했던 판사의 딸이 약 1년 반 전 일본 유학 중 변사한 사건이 있었다”면서 “현장에서 북한제 담배꽁초가 발견됐으며 자살할 만한 특별한 동기도 없어 사인 규명에 노력했으나 진상을 밝히지 못한 일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후 사건의 실체가 밝혀졌는지에 대해서는 더이상의 설명이 없다.

중국과 수교 전인 당시 정부가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해 ‘모란 구상’이라는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군산항 채널’이라는 비밀 채널을 가동한 사실도 흥미롭다. 당시 북·소 관계가 긴밀해지자 중국은 이에 우려를 드러내며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을 높이려는 태도를 보였고, 한·미는 이를 외교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모란 구상을 추진했다. 올해 공개된 문서에 이 구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담겨 있지 않지만 중국과의 접촉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공식 외교채널이 없던 한·중은 이에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중국 신화통신 홍콩지사를 ‘군산항 채널’로 부르며 의사소통의 창구로 활용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양측은 1985년 3월 중국 어뢰정이 전남 신안군 앞바다에 표류한 사건을 계기로 접촉을 늘려 가며 자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한·일 관계 개선에 관심을 가졌던 전 전 대통령이 히로히토 일왕을 ‘천황폐하’라고 지칭하며 보낸 서한도 공개됐다. 유럽 순방 후 귀국하던 전 전 대통령은 비행기가 일본 상공을 지나는 시간에 맞춰 일왕에게 ‘기상(機上) 메시지’를 보내 “1984년 본인의 귀국 방문 시 폐하와의 만남을 기쁜 마음으로 회상하면서 이 기회를 빌려 폐하의 건안과 귀 왕실과 귀 국민의 무궁한 번영과 행복을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외교부는 매년 30년이 경과한 외교문서를 공개하고 있다. 올해 공개 분량은 1986년도 생산 문서를 중심으로 총 1474권, 23만여쪽에 달한다. 원문은 외교사료관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이민옥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참석… 미래세대 자원봉사 지원 의지 밝혀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를 이끄는 이민옥 위원장(더불어민주당·성동3)이 지난 18일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현장을 찾았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법인설립 2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 이 위원장은 축사를 맡아 자원봉사가 지닌 사회적 가치를 짚어보고 미래세대를 향한 적극적인 지원 구상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미래세대 성장의 힘, 자원봉사’라는 슬로건 아래 오후 2시부터 2시간 반 동안 펼쳐졌다. 현장에는 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해 교육청과 대학, 기업 등 유관기관 관계자 150여 명이 자리를 채워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청소년 봉사학습 및 서울동행 청년 봉사의 사회적 성과를 기반으로 한 서울형 자원봉사 정책 제시 ▲교육청·대학·기업 등 영역별 협력을 통한 자원봉사 활성화 방안 도출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발제에서는 이선미 서울여자대학교 교수가 “왜 지금, 미래세대에게 봉사 경험인가”를 주제로 자원봉사의 교육적 의미와 사회적 가치를 분석했고, 김자옥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팀장이 “배움과 성장을 잇는 서울형 미래세대 자원봉사”를 주제로 서울형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진경 광운대 교수를
thumbnail - 이민옥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참석… 미래세대 자원봉사 지원 의지 밝혀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7-04-12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