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여의도] “오죽하면…선배 나가 달라 했겠나” 새누리 후배 당직자들의 호소, 탄식

[클릭! 여의도] “오죽하면…선배 나가 달라 했겠나” 새누리 후배 당직자들의 호소, 탄식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6-11-18 22:40
수정 2016-11-1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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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18일 이정현 대표를 만났습니다. 전날 130여명이 모여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따른 당 위기 상황에 대해 논의했고, 그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직자 출신이기도 한 이 대표에게 후배들은 “죄송하지만 용단을 내려 달라”며 사퇴를 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사무처 당직자들의 비상총회는 2003년 이른바 ‘차떼기’ 정국 이후 13년 만에 처음 열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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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윤 정치부 기자
허백윤 정치부 기자
●13년 만에 비상총회… “어딜 가나 죄인” 봇물

특히 젊은 당직자들은 당 밖의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던 현실적인 고민들을 쏟아냈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우리 당은 이제 끝난 것 같다”, “내년 대선은 무조건 필패(必敗)할 수밖에 없다”, “어딜 가나 죄인이 된 것 같다”. 한 당직자는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며칠 전 아내에게 회사가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답니다. 한동안 쌓아두고만 있던 위기감과 불안감, 자괴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 것입니다.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선 이 대표 등 지도부의 사퇴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모였습니다. 비주류의 비상시국위원회도 바로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무를 거부해야 한다는 제안이 공감대를 얻기도 했습니다.

●“부모가 잘못해도 부모”… 무거웠던 4시간

그러나 분노와 한탄은 오히려 무겁게 표현됐습니다. 강경해지는 분위기에 “너무 세게 밀어붙이지는 말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한 국장급 당직자는 “부모가 큰 잘못을 저질렀어도 나의 부모인 것을 바꿀 수는 없다. 오히려 자식들이 먼저 상대방(피해자)에게 잘못했다고 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던 성명서는 ‘결단을 호소’하는 것으로 고쳐졌고, 이런 고민이 4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끝나고 나니 자신들이 총회에서 사퇴를 요구할 수 있을지 몰랐다고 합니다. 기업으로 치면 사원들이 사장에게 나가 달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성명서에 담긴 단어 한 자도 결코 가볍게 적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사무처 협의회의 사퇴 요구를 단번에 거부했습니다.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하겠느냐”는 후배들을 오히려 나무랐다고 합니다. 당원들끼리 어렵게 털어놓고 서로를 다독이려 했던 의도는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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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6-11-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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