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丁, 닮은 듯 다른 ‘당 대표 단식’

李·丁, 닮은 듯 다른 ‘당 대표 단식’

장세훈 기자
입력 2016-10-02 23:18
수정 2016-10-03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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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7일 만에 “단식 중단”… 정진석 “丁 책임 계속 물을 것”

2009년엔 민주당 대표 정세균 미디어법 처리과정서 단식 돌입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일까지 7일째 단식을 해 왔지만 7년 전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단식을 했었다. 7년여의 시간차를 둔 단식은 닮은 듯, 다른 듯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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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으로 이송되는 이정현
병원으로 이송되는 이정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단식 투쟁 일주일 만인 2일 당에 국정감사 복귀를 요청하며 단식을 중단한 뒤 대표실에서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2009년 7월 15일 여야는 국회 본회의장을 동시 점거했다. 미디어법을 처리하려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이 맞붙었다. 민주당 대표였던 정 의장은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19일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그러나 여당 출신의 김형오 당시 국회의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흘 뒤인 22일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해 처리했다. 단식의 근거를 상실하게 된 정 의장은 단식 6일 만인 24일 “법 무효화 투쟁이 당면 과제”라며 단식 중단을 선언했고, 동시에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한때 의원직 전원 사퇴를 검토했었다. 김 의장은 “정치적 문제”라며 만류했다. 이후 민주당은 같은 달 28일에 열린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참석을 계기로 국회 파행을 일정 부분 수습했다. 김 의장은 사퇴서 처리를 계속 보류했고, 1년이 채 못 된 어느 시점에서 정 의장은 사퇴서를 되찾아 갔다.

얼마 전부터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단식과 이후 흐름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출구전략’의 한 방편으로 벤치마킹할 것을 찾기 위해서인 듯 보인다. 새누리당이 가장 바라는 것은 정 의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았다. 실제 정 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전날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조우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 원내대표는 “책임은 입법부 수장이 져야 하고, 사태를 수습할 책임도 의장한테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법적으로 잘못한 게 없고, 법적으로 잘못한 게 있으면 책임지겠다. 법적으로 하자”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의 건강 상태는 날로 악화됐다. 이 대표의 혈당 수치는 쇼크가 우려되는 70㎎/㎗까지 떨어졌고, 복통과 경기 등의 증상도 수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김재원 정무수석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이날도 국회를 방문해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고, 더민주 추미애 대표도 이 대표를 찾아 “단식을 중단하시고, 정치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지난 주말부터 새누리당에는 7년 전처럼 ‘전격적 선회’ 카드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대(對)정세균 투쟁’은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하다는 ‘실용적’ 사고를 내놓았다.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를 명문화한 ‘정세균 방지법’(국회법 개정안) 추진을 고리로 국정감사 복귀 주장이 제기됐고, 이 대표는 이날 국감 복귀를 전제로 한 단식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다만 정 의장은 7년 전 원내 복귀 이후 김형오 의장과 끝까지 날 선 관계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향후 이 대표와 정 의장 간 관계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회주의 파괴에 대한 정 의장의 책임은 계속 묻겠다”면서 정 의장에 대한 사퇴 요구는 물론 검찰 고발 및 권한쟁의심판 청구,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등을 취하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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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6-10-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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