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유지’ vs ‘변화예고’…클린턴-트럼프 한미동맹 언급 대조

‘현상유지’ vs ‘변화예고’…클린턴-트럼프 한미동맹 언급 대조

입력 2016-09-27 15:46
수정 2016-09-2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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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방위비 분담 증액 또 거론…클린턴은 對한국 방위공약 재확인

‘현상유지’ 대 ‘변화예고’.

26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간의 첫 TV토론에서 한미동맹을 둘러싼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은 이처럼 요약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일본과 한국의 동맹에 ‘우리는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그것을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시켜 주고 싶다”며 “우리의 (동맹방어) 약속이 유효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 핵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t·한국이 북한의 핵 공격 위협을 받을 경우 미국은 핵우산, 미사일방어체계,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를 제공하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공약을 재확인한 셈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후보로서 한미, 미일동맹에 대한 현 정부의 정책에서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됐다.

반면 트럼프는 “우리는 일본을 방어하고 한국을 방어하는데 그들은 우리한테 (공정한 몫의) 돈을 안 낸다”면서 “그들은 돈을 내야 한다. 우리가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한일에 촉구했다.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언급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가깝게는 지난 7일 국방분야 정책을 발표하면서 “나는 앞으로 독일, 일본, 한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나라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우리 미국이 제공하는 막대한 안보에 대한 대가를 더 지불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위비 분담금은 한국의 안보에 기여하는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을 말한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인다.

지난 2014년 1월 타결된 제 9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유효기간 5년)에서 양국은 우리 측이 2014년 기준 9천2백억 원의 분담금을 지불하고 매년 전전년도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인상률을 반영키로 했다. 이 정도 금액은 주한미군 주둔비용 전체의 절반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대해 “후보 본인 의견도 있지만 과반수 미국인이 ‘대외개입’에 반대하는 자국내 정서도 반영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일관되게 이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는 한때 제기한 한국과 일본 핵무장 용인론은 이날 토론회에서 거론하지 않았고, 클린턴은 “핵 문제에 관한 트럼프의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며 한일 핵무장을 용인할 수 없다는 뜻을 간접 시사했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두 후보의 한미동맹 관련 언급에 대해 신중한 공식 반응을 내 놓았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대선 과정에서 나오는 특정후보의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제한 뒤 “우리 정부는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감안해 미국 대선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재확인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대한 ‘우려’와 클린턴이 거론한 방위 공약에 대한 ‘안도감’은 당국자들의 발언에 묻어났다.

조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한미연합방위력유지·강화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여건 제공을 위해 기여와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밝힌 뒤 “미국 정부와 의회 등에서 동맹국으로서 우리 역할과 기여를 충분히 평가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견제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한반도 관련 두 후보의 언급에서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었다”면서도 클린턴이 대 한국 방위공약을 재확인한데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천명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핵 위협은 중국이 다뤄야 한다”는 트럼프의 발언은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중국을 강하게 압박해 강력한 대북 제재에 동의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와 함께, 북핵 문제 해결 프로세스에 적극 개입하기 보다는 ‘중국에게 맡기겠다’는 식의 ‘대외 불간섭’ 기조를 드러낸 것으로 볼 여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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