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불어닥친 실업대란

여의도에 불어닥친 실업대란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6-04-22 11:38
수정 2016-04-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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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당청 위상… 새누리 보좌진 ‘취업 경쟁’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냐. 전쟁이야 전쟁.”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새누리당 의원의 한 비서관이 22일 다급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선거 참패로 새누리당 의석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갈 곳을 잃게 된 새누리당 보좌진 사이에 한판 ‘취업’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의석이 157석(여권 성향 무소속 포함)에서 129석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약 300명에 이르는 보좌진이 직장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승패에 따라 의원 뿐만 아니라 보좌진의 운명까지 갈린 셈이다. 

20대 국회 출범을 한 달여 앞두고 지역구 당선자의 보좌진 자리는 이미 ‘만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 당선자 측 보좌진도 거의 ‘세팅’이 완료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부 보좌진은 의원의 입김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로비전에 나섰다. 실제 낙선한 의원의 부탁으로 해당 의원실 보좌진 모두가 새로 당선된 의원실로 옮겨가며 생존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기업의 문을 두드려보지만 ‘과반 의석’ 붕괴로 여당 보좌진의 ‘프리미엄’이 소멸되면서 이 또한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쪽으로 눈길을 돌려봐도 빈자리가 없다. “박근혜 정부의 ‘순장조’가 되지 않겠다”며 선거 이후 여의도로 복귀하려던 청와대 행정관 등 이른바 ‘어공’들이 어쩔 수 없이 잔류해야만 하는 상황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또 청와대에서 일하는 당료들도 새누리당의 입지가 좁아짐에 따라 ‘구조조정’의 역풍을 맞을까 봐 여의도 복귀를 미루려는 분위기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에 있는 아는 보좌진으로부터 청와대에 자리 없느냐고 물어오는 연락이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당·청의 위상이 선거 전후로 완전 되집힌 것이다.

사정이 좋아진 야당 의원실로 넘어갈까 고민하는 보좌진도 있었다. 하지만 여당과는 달리 야당 보좌진에는 당원 가입이 필수로 여겨지고 있어 이 또한 쉬운 선택이 아니다. 안정곤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 회장은 “공식적으로 이적에 반대할 순 없지만, 성장 토양이 같은 곳에서 일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다만,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뿌리가 같아서인지 보좌진의 의원 갈아타기에 별다른 제약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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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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