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마비에 직권상정·긴급명령까지…‘무한 핑퐁게임’

국회 입법마비에 직권상정·긴급명령까지…‘무한 핑퐁게임’

입력 2015-12-16 17:20
수정 2015-12-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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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직권상정 촉구에 정의장 ‘거부’…與대표 ‘긴급명령’ 검토에 靑 “검토안해”분열된 野, 靑비판은 한목소리…새정치聯 “삼권분립 파괴” 安 “무책임 대통령”긴급명령은 대통령 고유권한…국회 사후승인 못받으면 바로 효력상실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이 임시국회로 넘어오면서 16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장과 청와대까지 얽히고설킨 ‘무한 핑퐁게임’이 빚어졌다.

문제해결의 첫 당사자인 여야가 기본적인 협상의 기능마저 상실한 가운데 법안 처리가 끝없이 표류하자 입법부 수장의 비상조치권인 국회의장 직권상정, 헌법 교과서에나 등장하는 대통령 고유권한인 긴급명령권까지 거론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협상과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한 채 서로에게 해결의 책임만을 떠넘기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 정치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는 전날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에 따른 야권 분열로 여야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판단하자 전날 정의화 국회의장을 향해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법안의 직권상정을 촉구했다.

현행 국회법이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 ▲국가비상사태 ▲여야가 합의한 경우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지만, 국회의 입법마비 상황에서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법 처리 지연은 국가경제와 민생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비상상황에 해당하는 만큼 직권상정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하지만, 정 의장은 이날 “국가 비상사태에 (직권상정이) 가능하다고 돼 있는데, 과연 지금 경제 상황을 그렇게 볼 수 있느냐 하는 데 대해 나는 동의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긴급 재정명령권을 검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긴급재정명령에 대해선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이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선을 그은 사안이었다.

긴급재정명령은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가장 최근에 발동된 것은 지난 1993년 8월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실시할 때였다.

헌법 76조는 “대통령은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 위기에 있어 국가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긴급조치가 필요하고 국회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경제상 처분을 하거나 법률의 효력을 갖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을 할 경우 지체없이 국회에 보고한 뒤 승인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하고, 승인을 얻지 못하면 그 효력이 상실된다.

따라서, 청와대는 긴급명령의 법적 안정성이 취약할 뿐더러 헌법소원 등 법적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핵심법안 처리를 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긴급명령은 유신시절의 ‘긴급조치’처럼 권위주의 정권의 통치행위를 연상시킨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긴급재정명령은 국회가 입법을 통해 해결할 사항을 행정부에 떠넘기는 격”이라며 “긴급명령은 그야말로 아이디어일 뿐, 청와대로선 전혀 검토하지 않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블랙홀’로 내홍을 겪는 야권은 청와대 비판에는 한목소리를 내며 선명성 확보 경쟁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최고위원은 “(청와대의 직권상정 촉구는) 의회 모독이자 입법권 침해”라며 “삼권분립 파괴이자 국회법을 위반하는 범죄적 행태이고, 민주주의를 짓밟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이토록 무책임한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민앞에 이토록 오만한 대통령이 있었나”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안의 내용과 콘텐츠를 갖고 싸우며 합의점을 찾는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해결책만 떠넘기는 ‘무한 폭탄돌리기 정치’는 처음 본다”며 “대화와 협상이 실종된 19대 국회 정치의 끝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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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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