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역제안 거듭하며 날선 비난…단일화 앙금 계속? 安, 文에 담판제안…최대 위기서 극적 돌파구 찾을까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15일 최고조로 치달은 가운데,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극적으로 대치 해소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양측은 주요 고비마다 번갈아 공개서한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제안과 역제안을 거듭하며 ‘핑퐁충돌’을 이어갔고, 중앙위 전날까지 양보없는 설전을 벌였다.
다만 안 전 대표가 이날 문 대표와 만나서 얘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날 담판의 성사여부나 그 결과에 따라서는 야권의 두 간판이 극적으로 파국을 막아내고 돌파구를 찾아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전현직 대표는 우선 겉으로는 중앙위 개최 및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 등을 두고 정반대 의견을 내면서 평행선을 걷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6일 중앙위 개최 혹은 혁신안 처리 연기, 재신임 연계 취소, 재신임 투표 취소 등을 요구했다.
13일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펼쳤던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문 대표가 답장을 보내 “중앙위 연기요청을 거둬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한 셈이다.
서로를 향한 날선 비판도 계속됐다.
안 전 대표가 첫 서한에서 ‘당에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타성이 뿌리박혀 있다’고 하자, 문 대표는 답장에서 “그 타성이 혁신의 발목을 잡았다”면서도 “지금 당을 흔드는 혁신에 대한 진통은 얼마나 다른가”라며 중앙위 연기요청을 우회 비판했다.
문 대표가 그러면서 “낡은 진보의 청산 등은 혁신위의 몫이 아니다. 혁신위 이후 우리가 스스로 할 일”이라고 하자, 안 전 대표는 이날 다시 “본질적 문제를 다룰 수 없는 혁신위라면 애시당초 혁신이라는 말을 쓰면 안된다”고 받아쳤다.
여기에 2017년 대권경쟁을 염두에 둔 전초전 성격까지 겹쳐 양측의 대치는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4·29 관악을 보선에서는 ‘친문’(친문재인) 계열인 정태호 후보를 적극 지원하며 문 대표와 ‘협력모드’를 취했지만, 최근에는 연일 문 대표의 혁신을 비판하면서 ‘정면대결’로 노선을 전환한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양측의 대치가 2012년 대선 후보단일화 당시의 모습과 닮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에도 양측은 야권의 운명을 건 대선을 앞두고, 단일화 룰 등에 대해 제안과 역제안을 거듭하면서 ‘핑퐁대치’를 벌였다.
결국 안 전 대표가 후보에서 사퇴했으나 ‘아름다운 단일화’는 이루지 못했다.
우여곡절을 거쳐 둘은 새정치연합에서 만났지만, 여전히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의 희망스크럼 제안이나 혁신위원장 제안 등을 거절하는 등 앙금이 해소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날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에게 담판을 제안하면서, 이런 표면상의 ‘강경대치’가 끝까지 계속될지를 두고는 전망이 갈린다.
일각에서는 문 대표로서도 안 전 대표의 협조가 절실하고, 안 전 대표 역시 계속 중앙위 개최에 반대해도 뾰족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만큼 양측이 ‘야권의 위기극복’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접점을 찾으리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문 대표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타성에 대한 문제의식에 공감한다고 했다. 말씀 대로라면 저와 문제의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전날 안 전 대표를 비판했던 조국 혁신위원도 이날은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정치판에 들어와 입이 험해졌다. 지려천박(智慮淺薄.독립하여 사리를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하는 법률용어)한 탓이며 이후 여의도 근처에 얼씬도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면서 “여전히 정치는 중요하며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등의 결단을 존경한다”고 말해 단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일화 때부터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물론 양측 참모들 사이에서도 오래 불신이 쌓인 만큼 단기간에 이를 극복하고 뜻을 모아내기는 어려우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앞서 혁신위원장 인선 등 주요 국면마다 회동해 국면타개를 모색했지만, 회동 후에는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며 진실게임 양상까지 벌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