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메르스 대응 방향 선회…“국민 불안 해소 우선”

정부, 메르스 대응 방향 선회…“국민 불안 해소 우선”

입력 2015-06-07 15:32
수정 2015-06-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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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 부재’ 비판에 “보다 차원높은 총력대응체제 구축””한발 늦은 대응 화 키웠다”·여론 관리 혼선 지적도 자초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발표문의 골자는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병원 등의 정보공개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메르스 확진환자와 관련한 정보를 잇따라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차체간의 엇박자로 국민들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취해진 정부의 대응 조치였다.

최경환 총리 대행이 이처럼 직접 나서 병원 정보공개 등의 대응을 한 것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민심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달 20일 첫 확진환자가 발생하면서 메르스 사태가 시작됐지만, 이완구 전 총리 사퇴 이후 한달 넘게 이어진 총리 부재 상황 속에서 정부의 전반적인 메르스 대응이 매번 뒷북으로 진행됐다는 비판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메르스 위기 사태 초기 국가 대응 역량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공교롭게도 메르스 발생 초기 정치권이 국회법 개정 논란에 휩싸이면서 청와대도 메르스 대응보다는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논란과 대통령 거부권 행사 메시지에 무게를 실었고,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수석 비서관회의에서 “초기 대응이 미흡하다”, “국가적 보건역량을 총동원하라”며 메르스에 대해 첫 언급을 했다.

이튿날인 2일 오전 최 총리 대행 주재로 첫 관계장관회의가 소집됐지만, 최 총리는 이날 오후 예정돼 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와 한국경제 설명회(IR) 참석차 해외 출장을 떠나 총리 부재 상황이 이어졌다.

총리실도 황교안 총리 후보자 청문회 준비에 역량이 투입된 상태였고, 정치권과 여론의 정보 공개 요청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관련 병원 명단 등 정보의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며 여론은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다.

특히 정부는 지난 5일 평택성모병원을 공개하기 전까지 “병원 실명을 공개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언론 등을 통해 병원 이름이 공개됐고, 삼성서울병원에서 대거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정부만 숨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러던 중 박근혜 대통령이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16일 만인 지난 5일 메르스 치료의 현장인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으면서 정부의 대응 흐름은 빨라지기 시작했다.

최 총리 대행이 해외출장 일정을 하루 앞당기고 6일 급거 귀국해, 이날 오후에 곧바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한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최 총리대행은 7일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메르스 관련 24개 병원 명단을 공개하며, 앞으로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거쳐 간 병원이 추가로 나올 경우에도 모든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최 총리대행은 병원 이름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오늘 조치는 지금까지 우리 정부에서 대응해 왔던 기조와 달리 보다 차원 높은 보다 총력적인 그런 대응체제를 갖춤으로써 메르스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한 정부의 방향 선회라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최 총리대행은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지금 현재 메르스로 인한 국민 불안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보다는 국민 불안 해소와 메르스 사태 조기 종식이 더 급한 일이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대응 조치 관련 발표문은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데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무엇보다 메르스는 지역사회로 전파되지 않았고, 통제 가능한 질병이란 내용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한발 늦은 대응으로 화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던 정부가 뒤늦게 메르스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정책 방향 선회를 발표하고 나선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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