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아베, 美의회 연설시 과거사 성찰 보여야”

정부 “아베, 美의회 연설시 과거사 성찰 보여야”

입력 2015-03-20 13:22
수정 2015-03-2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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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외교 실패’ 지적…외교부, “우리도 손 놓고 있는 것 아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 달 미국 방문시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정부가 연설이 결정되면 과거사를 성찰하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올바른 내용의 연설이 이뤄지도록 하는데 우리 정부의 외교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만약 아베 총리의 연설이 이뤄지면 종전 70년과 한일 국교 정상화 50년을 맞아 일본 정부가 그동안 누차 공언한 대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성찰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미국 의회 연설 때 과거 식민 지배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을 인정하고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담화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 등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에 대해 아베 내각도 계승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이런 기조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이런 입장은 아베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이 아베 총리가 올바른 역사 인식을 표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도 과거 일본의 공격을 받은 국가로 역사 수정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아베 총리에게 첫 상하원 합동연설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자체적인 정치적 부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을 반대해온 시민단체 등의 활동으로 우리나라의 우려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연설에서 과거사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 내 대체적 기류다.

실제 한미 양국 간에는 이와 관련된 의견 교환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아베 총리의 미국 의회 합동 연설이 공식 발표되면 다양한 수준의 외교 채널을 가동해 한미일 3각 협력을 정상화하려면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일본이 올바른 입장을 표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며 그런 차원에서 미국과 협조를 잘 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을 막지 못한 게 대미 외교의 실패가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의회 연설을 하느냐 마느냐 자체가 실패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아베 총리의 미국 의회 합동 연설은 일본과 달리 미국과 중국을 다 봐야 하는 균형외교에 따른 한국의 구조적인 열세에다 일본의 로비력이 더해진 것”이라면서 “우리가 일본 총리의 의회 연설을 막지는 못해도 연설 내용에 과거사 반성 내용이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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