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수사권 강화에 방점… 말뿐인 ‘환골탈태’

대공수사권 강화에 방점… 말뿐인 ‘환골탈태’

입력 2014-04-17 00:00
수정 2014-04-17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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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두번째 셀프개혁 회의론 확산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증거 조작 사건과 관련해 밝힌 ‘셀프 개혁’ 약속에 대해 국정원 지휘부가 개혁을 주도하는 것 자체가 ‘개혁의 한계’를 예고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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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사과’에 뿔난 5개大 총학생회장단
‘3분 사과’에 뿔난 5개大 총학생회장단 이화여대·경기대·경희대·성공회대·한신대학교 총학생회장들이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해 공동시국성명 기자회견을 갖고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남 원장이 개혁 방향으로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낡은 수사 관행 및 절차 혁신, 강력한 구조조정을 제시했지만 본질적으로는 대공수사권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셀프 개혁 자체가 ‘땜질식 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오히려 현재 권한을 더 확대하려 한다는 점에서 남 원장이 말한 ‘환골탈태’와는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정보 수집과 대공 수사 분리 등 국정원의 구조와 대통령에 대한 보고 체계 등 전반적인 수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현 국정원이 국내·해외 정보 수집 기능과 수사권을 독식하면서 ‘견제받지 않는 공룡 권력’이 되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 기인한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6일 “국정원 조직이 차관급 이상 정무직(원장, 1·2·3차장, 기조실장)이 5명이나 되는 상황에서는 구조적으로 정치 바람을 탈 수밖에 없다”며 “권력의 원천이 정보가 아닌 정치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전 수석은 “정보기관장의 계급이 높은 건 후진국 모델”이라며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전보장국(NSA) 등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우리로 치면 차관급 정도에 불과하지만 임무 수행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원은 대공 수사보다는 핵심인 대북 정보 수집과 분석, 대북 및 해외 공작 능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계적으로 정보 기관이 수사권을 가진 국가는 중국과 북한뿐”이라며 “이는 정보에 기반해서 수사하는 게 아니라 수사의 필요성에 따라 정보를 획득하는 덫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에 대한 국정원장의 직보 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한 교수는 “정보 기관장이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체제가 권력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며 “국정원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를 하고 NSC가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시스템으로 견제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대공 수사권에 대해서도 “국정원의 대공 수사 인력이 검찰에 흡수돼 대공수사본부를 창설하면 그 기능이 약화될 우려는 없다”며 “대공수사 과정의 잘못을 사과하면서 다시 대공수사를 강화한다고 표명한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사표를 낸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외에는 인적 쇄신이 보이지 않는 점도 셀프 개혁의 진정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박주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도 “개혁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정원의 권한과 세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비판했다.

국정원 셀프 개혁안의 실효성도 도마에 올랐다.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대선 댓글 사건과 관련해 소속 정보관(IO)의 상시출입제도 폐지와 모든 직원의 정치개입 금지 서약 의무화, 적법성 심사위원회 신설 등 자체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내부통제 강화 방침이 나온 지 채 6개월도 되지 않아 또다시 내부통제를 강화한다는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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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4-04-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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