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피감기관 600곳 첫 돌파 ‘수박겉핥기’ 되나

국감 피감기관 600곳 첫 돌파 ‘수박겉핥기’ 되나

입력 2013-10-10 00:00
업데이트 2013-10-1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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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별 피감기관 평균 50곳…1년새 82곳 늘어 역대 최다 방대한 피감기관에 ‘묻지마’식 증인채택…”선택과 집중해야”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올해 국정감사의 피감기관 수가 역대 최대로 집계되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1개 상임위가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15일의 국감기간 무려 50개 기관을 감사한다는 평균치가 나온다.

재벌총수를 비롯한 기업인들이 무더기로 증인으로 채택된데 이어 피감기관 숫자까지 이런 수준에 이르자 벌써부터 ‘주마간산 국감’, ‘수박겉핥기 국감’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결국 지난 1988년 부활된 이래 25년간 반복돼온 ‘정쟁과 호통의 국감’이 올해도 어김없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파르게 증가해온 피감기관, 올해는 639곳 = 여야의 10일 현재 집계에 따르면 올해 국감의 피감대상 기관은 639개이다. 국회가 현미경을 들이대겠다는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처음으로 600곳을 넘어섰다.

국감이 지난 1988년 부활한 이래 25년 만에 최대 규모다.

피감기관 수는 1997년 300곳에 못미쳤으나 2001년 402곳, 2010년 516곳 등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18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던 2011년에는 566개 기관, 19대 국회 첫 국감이었던 지난해에는 557곳에 달했다.

전체 16개 상임위 가운데 운영위, 정보위, 여성가족위 등 겸임 상임위 3곳을 제외하면 상임위별로는 평균 50개에 육박한다. 국감기간 20일 중 주말을 제외한 15일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 3~4개 기관을 소화해야 하는 셈이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피감기관이 104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제사법위(70곳), 정무위(56곳), 산업통상자원위와 환경노동위(53곳), 국방위원회(52곳)도 상위에 랭크됐다.

벌써부터 보리타작하는 식의 ‘몰아치기 감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국회의원 1인당 10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질의시간에 심도있는 감사가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묻지마’ 증인 채택도 논란 = 여야의 무더기 증인소환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재벌그룹 경영자들을 비롯한 기업인 숫자가 200명에 가까워 전체 일반 증인 4명 중 3명 비율로 파악됐다.

기업인 증인 채택이 역대 최대 규모라는 분석도 있다.

기업인을 타깃으로 삼은 곳은 정무위, 산업위, 환노위, 국토위가 대표적이다.

정무위는 일반 증인 가운데 94%(63명 중 59명)를 민간 부문 기업인으로 채웠다.

기업인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올해 국감에서 유난히 재계 관련 이슈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정무위의 경제민주화·일감몰아주기, 산업위의 갑을관계 문제, 환노위의 노동문제, 국토위는 4대강 사업 문제가 이런 이슈에 해당한다.

그러나 과거에도 국감장에 ‘줄소환’하다시피 한 기업인을 상대로 막상 질문 한 번 하지 않거나, 국회의 권위를 앞세워 호통만 치고 끝난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문제는 대표적인 국감 폐해로 지적되기도 한다.

실제 지난해 정무위 국감에서는 증인 32명 중 26명이 출석했으나, 12명은 자리만 지키다 돌아가기도 했다.

◇”선택과 집중해야”…상시국감 대안도 = 국감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개선책으로 상시 국감이 꼽힌다. 국감을 정기국회 기간에 하지 않고 상임위별로 탄력적으로 상시에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피감기관이 많을 때 상임위별 소위를 가동, 감사를 분담하고 위원회별 판단에 따라 추가 감사를 하는 대안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 원칙을 국감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평소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소규모 기관까지 무차별적으로 감사하기보다는 주요 의제별로 핵심 기관을 집중 검증하자는 논리다.

부산대 김용철 교수는 “국감의 의제나 피감기관을 너무 방대하게 설정하다보니 정치권도 물리적으로 역부족이고, 피감기관도 국감기관에 다른 업무를 전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긴다”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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