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로켓 발사날 남긴 메모 내용이…

北 김정은, 로켓 발사날 남긴 메모 내용이…

입력 2012-12-14 00:00
업데이트 2012-12-1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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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발사 당일 김정은 친필명령 공개…‘발사 성공 업적 부각’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거리 로켓 발사 당일 친필 발사명령을 내리고 로켓 발사지휘소까지 직접 시찰한 사실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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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제1위원장이 하달한 ‘최종 친필명령’이라며 노동신문이 게재한 사진. 친필명령에는 ‘당중앙은 위성발사를 승인한다. 2012년 12월 12일 오전 10시에 발사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 제1위원장이 하달한 ‘최종 친필명령’이라며 노동신문이 게재한 사진. 친필명령에는 ‘당중앙은 위성발사를 승인한다. 2012년 12월 12일 오전 10시에 발사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김 제1위원장이 지난 12일 오전 8시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 발사와 관련한 ‘친필명령’을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에 하달하고 오전 9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로켓 발사지휘소)를 직접 찾아 로켓 발사를 현장에서 지휘했다고 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 제1위원장이 “당중앙은 위성발사를 승인한다. 2012년 12월12일 오전 10시에 발사할 것”이라고 쓴 친필명령을 공개했다.

김 제1위원장이 로켓 발사를 직접 명령하고 로켓 발사지휘소를 시찰해 로켓 발사를 지휘한 것은 무엇보다도 로켓 발사 성공을 자신의 업적으로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박사는 “북한은 이번 로켓 발사가 성공하지 않았다면 김정은의 발사지휘소 방문을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김정은의 정치군사적 업적을 만들고 김정은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홍보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로켓 발사는 김정은 시대가 열린 것을 선포하는 축포의 성격이 강했다.”면서 “김정은이 친필명령을 내리고 로켓 발사를 진두지휘했다고 북한이 밝힌 것은 김정은의 지도자적 카리스마를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또 김 제1위원장의 이번 로켓 발사지휘소 시찰은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인 올해 중으로 위성 발사를 성공시키라.”는 선대 수령(김정일)의 ‘유훈’을 앞장서서 실현하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

김 제1위원장의 지휘소 방문은 로켓 기술자들을 격려해 앞으로 장거리로켓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이날 로켓 발사지휘소를 찾은 김 제1위원장은 로켓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기술자들에게 당중앙위원회 이름으로 감사를 전했으며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내 중심부로부터 북쪽으로 20km 정도 떨어진 로켓 발사지휘소는 평양시 룡성구역에 있는 노동당 기계공업부(군수공업부) 산하 제2자연과학원(국방과학원) 근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장거리로켓 발사 직후 김 제1위원장의 로켓 발사지휘소 시찰을 공개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는 이전에도 관련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09년 4월5일 ‘광명성 2호 위성’ 발사 당일에도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방문했으나 북한 매체는 3년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올해 1월8일 김 제1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정오부터 ‘백두의 선군혁명 위업을 계승하시어’라는 제목의 50분짜리 기록영화(녹화 영상)를 방영, 광명성 2호 발사 당시 김 제1위원장이 부친과 함께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방문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올해 4월 발사에 실패한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당시 김 제1위원장이 로켓 발사지휘소를 방문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4월 8일 로켓 발사를 닷새 앞두고 외신 기자들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 초대해 운반로켓이 설치된 발사대와 ‘광명성 3호’ 위성 등을 공개했으며 11일에는 외신 기자들에게 평양 근교에 있는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참관시켰다. 하지만 북한은 로켓 발사 당일에는 외신 기자들에게 발사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으며 위성관제종합지휘소도 참관시키지 않았다.

일각에는 발사 당일 북한이 외신 기자들에게 로켓 발사지휘소를 개방하지 않은 것은 김 제1위원장이 그곳을 방문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제1위원장이 로켓 발사지휘소를 시찰했지만, 북한은 당시 발사에 실패해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 제1위원장은 이번에 북한이 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동창리 발사장도 3년 전에 이미 시찰했었다.

장명진 동창리 발사장 총책임자는 지난 4월8일 로켓발사장을 찾은 외신기자들에게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은 김정일 장군의 현명한 영도에 의해 2009년에 완공됐으며 장군님(김정일)과 최고사령관(김정은)은 이곳 발사장을 그해 7월6일에 현지지도했다.”고 밝혔다.

결국 김 제1위원장은 후계자로 내정된 2009년부터 장거리로켓(또는 위성) 발사에 관심을 두고 로켓 발사지휘소와 로켓발사장 등 현지를 방문해 로켓 발사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셈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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