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밝힌 통진당 경선부정 실태
검찰이 통합진보당의 선거인명부와 온라인투표 기록을 분석한 결과 똑같은 인터넷주소(IP)를 통한 온라인 투표가 전국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통진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 투표에 참여한 통진당원 4만 1941명 가운데 온라인투표 당원 3만 6486명(전체 투표 당원의 86.99%)의 투표 기록을 대조한 결과 절반 넘는 1만 8885명(51.8%)이 중복 IP를 통해 투표했다.웃고는 있지만…
4일 통합진보당 심상정(왼쪽)·노회찬(오른쪽에서 두 번째) 의원과 함께 국회 의장실을 예방한 김선동(맨 오른쪽) 의원이 강창희 신임 국회의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4일 통합진보당 심상정(왼쪽)·노회찬(오른쪽에서 두 번째) 의원과 함께 국회 의장실을 예방한 김선동(맨 오른쪽) 의원이 강창희 신임 국회의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실제 동일 IP에서 100번 이상의 투표가 이뤄진 경우는 8건으로 전체 투표자 수의 3.7%(1347명)에 달했고, 특정 후보 1명이 득표율 100%를 기록한 사례도 12건이나 발견돼 대규모 중복 투표와 조직적인 표 몰아주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석기 후보는 전북의 한 IP에서 100%(82명)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전남과 경기의 IP에서도 각각 98.48%(65명), 70.15%(47명)를 얻어 전체 후보 가운데 중복 IP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중복 IP를 통해 온라인투표를 한 사람 중에는 상대적으로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60대 이상(1197명), 70대 이상(305명), 80대 이상(27명), 90대 이상(2명)의 노년 당원들이 포함돼 있어 대리 투표 의혹도 제기된다.
또 같은 주민등록번호로 투표한 경우가 6건, 휴대전화 번호가 동일한 경우도 10건이나 드러났다. 특히 ‘600000-000000’처럼 주민등록번호 생성 원리와 맞지 않는 번호를 등록하고 투표를 한 사례가 7건 발견됐고 ‘010-000-0000’과 같이 존재할 수 없는 휴대전화 번호로 인증번호를 받아 투표한 경우도 11건 있었다. 통진당 진상조사위원회가 제기한 ‘유령 당원’ 존재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 IP에서 1분 동안 13번 투표하거나 10초 간격으로 계속 투표가 이뤄지는 등의 부정 투표 의심 사례가 여럿 발견됐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2-07-05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