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공천 비판…친이 행동 나서나

이재오 공천 비판…친이 행동 나서나

입력 2012-03-08 00:00
수정 2012-03-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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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4ㆍ11 총선 공천을 놓고 친이(친이명박)계 대권주자급 인사들이 일제히 포문을 열면서 ‘공천 파동’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천이 절반가량 완료된 상황에서 낙천자 상당수가 친이계로 분류된 데 따른 것이다. 낙천 의원들은 탈당 가능성을 내비치며 공천위에 재심을 요구하는 등 대대적인 ‘공천 불복’에 나설 태세다.

지난 18대 공천 당시 친박(친박근혜)계가 ‘공천 학살’을 주장했다면, 이번에는 친이계가 ‘공천 보복’을 주장하고 있어 계파간에 달라진 현주소를 실감케 했다.

또다시 친이ㆍ친박 갈등이 불거지면서 당의 ‘쇄신’ 구호가 무색해지는 것은 물론 당 전체가 내홍ㆍ분열의 벼랑 끝 위기에 처한 셈이다.

그동안 국회 정론관을 찾지 않았던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8일 오전 이례적으로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 자체가 공천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서울 은평을 공천을 확정지었으나, 진수희ㆍ권택기 의원, 김해진 전 특임차관 등 측근 인사들이 공천에서 보류 또는 탈락되면서 ‘친이재오계가 표적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은 “당은 지금이라도 언론의 지적대로 감정적ㆍ보복적 공천을 하지 말고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작업을 해 주길 바란다”며 “국민은 당이 공천을 불공정하게 했다고 생각하면 4월에 표로 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공천에서 이 의원의 최측근, 손발이 잘린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언론은 그렇게 해석한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다만 이 의원은 친박계가 대거 포진한 영남권 공천 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비판 수위를 조절했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에 정면으로 각을 세우기보다 “최소한 25% 컷오프 탈락자들에게 조사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데 방점을 찍었고, “공천이 완료된 뒤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측근인 전여옥(서울 영등포갑) 의원의 공천 탈락 이후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친이계에는 엄격하고 친박계에는 관대한 공천”이라고 규정하면서 “그러면서도 계파를 고려하지 않았다니 그야말로 어처구니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4년 전 자갈 밭에서 당선돼 물불 가리지 않고 뛴 사람의 목을 자를 때는 최소한 설명이라도 해줘야 한다”며 “‘닥치고 나가라’식인데, 그러면서도 낙천자도 당의 중요한 자산이라니 위선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서울 동대문을 공천을 확정지은 홍준표 전 대표는 공천 진행상황 및 방향에 대해 대체로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서울 동북권의 경우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며 공천이 보류된 친이계 진수희ㆍ신지호 의원의 공천을 촉구했다.

이 같은 친이계 대권주자급 인사들의 목소리가 막바지 공천의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친이계가 사실상 와해했지만, 4ㆍ11 총선의 최대 악재로 꼽히는 당내 갈등ㆍ분열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서북ㆍ서남ㆍ동북권에서 이재오 의원, 정몽준ㆍ홍준표 전 대표가 각각 ‘좌장’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천위도 이들의 주장을 마냥 흘려버릴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극심한 인물난, 판세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인사들의 공천 불복이 몰고 올 파장 등을 감안할 때 공천위로서도 극심한 논란이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정치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린 부산의 김무성 의원을 둘러싼 격론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이 ‘하위 25% 컷오프’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천위 내에서는 ‘공천 제외 원칙론’과 ‘정치적 구제론’이 충돌한 상태다.

또한 삼삼오오 접촉을 늘려가는 친이계가 집단행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친이계는 공천의 윤곽이 뚜렷해지는 이번 주말께 대대적 회동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상태다.

친이계 핵심 인사로, 경남 사천ㆍ남해ㆍ하동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방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하동 인구가 5만명이고, 사천이 11만5천명인 상황에서 사천에서 여론이 좋은 유력 인사를 전략지역으로 묶어놓은 것은 순수하게 보기 어렵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안덕수 전 강화군수로 후보가 확정된 인천 서ㆍ강화을의 경우에는 공천위의 ‘도덕성 심사’ 기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공천에서 탈락한 계민석 후보 등 예비후보 4명은 “안덕수 후보는 지리 전력 등 각종 의혹을 갖고 있다”며 공천위에 재심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당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친박계의 공천 탈락을 통해 친이계의 반발을 잠재울 게 아니라, 진수희 의원을 비롯해 친이 진영을 상징하는 일부 인사들을 구제하는 적극적 처방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날 여권 잠룡들의 발언은 일부 친이계의 기사회생을 공천위에 압박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들에 대한 중도보수 신당 ‘국민생각’의 전방위 영입 시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낙천자들이 공천 결과를 승복하기보다 ‘출마의 길’을 열어주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국민생각’ 박세일 대표는 물론 박 대표와 인식의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의장이 안상수 전 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인사에 대한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생각’ 한 관계자는 “김덕룡 의장도 의원급 인사 몇명을 데리고 ‘국민생각’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박세일 대표 역시 안 만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고, 조만간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룡 의장이 ‘국민생각’에 합류한다면 경남 거제 공천에서 탈락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 옛 상도동계 인사들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 일부 새누리당 낙천자 및 공천 탈락 예산 의원들은 향후 행보에 ‘국민생각행(行)’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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