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보따리 ‘풍성’… 재원은 ‘모르쇠’

공약보따리 ‘풍성’… 재원은 ‘모르쇠’

입력 2011-10-10 00:00
수정 2011-10-1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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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매니페스토본부 서울시장 후보 공약 분석

‘예산 없는 정책은 허구고, 정책 없는 예산은 낭비다.’

서울시 재정운영공시에 따르면 2011년 서울시 예산규모는 20조 2304억원이다. 이를 조달하기 위해 서울시는 국세와 별도로 시세(취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를 시민 1인당 연간 114만원씩 걷었다. 매년 시민들의 세부담이 늘어나지만, 서울시 부채는 2006년 11조 7174억원에서 2010년 19조 6105억원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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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직을 놓고 사활을 건 승부를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연일 ‘공약 보따리’를 풀어 놓고 있다. 하지만 기존 재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공약을 내놓으면서도 두 후보는 추가적인 재정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임기 중에 서울시 부채를 각각 4조원, 7조원씩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전시성 사업 폐지만 외칠 뿐 세금을 올리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9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함께 여야 서울시장 후보의 정책을 긴급 진단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소속 자문단 22명이 분석한 결과 두 후보는 철학과 비전, 핵심공약과 우선순위, 소요예산과 재정조달 방안, 예산집행 일정 등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

나 후보는 다양한 정책영역별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생활안정성 확보에 중점을 둔 공약을 많이 제시했다. 그러나 공약은 부탁이 아닌 공적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선거공약집을 제시하기보다는 산타클로스가 아이에게 선물 주듯이 하루에 하나씩 공약을 공개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기존 서울시 정책의 타당성 검토와 다른 행정기관과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을 제대로 짚어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후보는 과거 서울시정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을 일관되게 견지하며 다양한 영역에 걸쳐 전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집행 일정과 예산조달 방안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의 철학인 보편적 복지 실현과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해 필요한 재정확보 방안이 담세율 상향인지, 아니면 다른 실효성 있는 방안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정책은 대부분 재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후보들은 시민의 세금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서로 재정논쟁을 벌여야 한다.”면서 “20조원이 넘는 서울시 재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 공약만 제시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백지수표’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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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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