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한국인에게 작별 고하기 정말 힘들어요”

“한국과 한국인에게 작별 고하기 정말 힘들어요”

입력 2011-09-27 00:00
수정 2011-09-2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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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 美대사 이임 앞두고 진한 아쉬움 토로

“한국과 한국 국민에게 작별을 고하기란 정말 힘이 듭니다. 다만 이렇게나마 작별인사할 시간이 주어지고 한국의 가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데 대해 감사할 따름입니다”

27일 서울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 영접실에서 연합뉴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의 눈에 물기가 어렸다.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한국을 이제는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밀려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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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1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핵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1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핵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스티븐스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가운데 한국인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대사로 평가된다. 그는 블로그에도 활발히 글을 올리며 한국인과의 소통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 그가 3년의 임기를 마치고 내달 1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배석하는 것을 끝으로 공식 이임한다. 이날 인터뷰는 스티븐스 대사가 국내 언론과 하는 마지막 인터뷰였다.

지난 2008년 한국에 부임했을 때 “많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던 그는 당초 다짐대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 진심어린 대화를 나눴다”고 3년간의 활동을 자평했다.

그는 전국의 방방곡곡을 누비며 한국 국민과의 스킨십을 넓히는 ‘공공외교’ 활동을 활발하게 펼친 대사로 유명하다. 자전거 답사 여행에 동행한 6ㆍ25전쟁 참전 용사들과 자신을 광주 설월여고 학생들이 열렬히 환영해주는 장면을 떠올릴 때는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러면서 “시간이 더 많아 한국 사람들을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하는 모습에서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

스티븐스 대사는 “지난 3년 만이 아니라 30여년간 한국 국민이 보여줬던 따뜻함과 친절함, 냉철한 의견에 감사드린다”고 이임 소감을 밝히고 “한미관계가 특별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앞으로도 평등하고 친밀한 한미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많은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린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다음은 스티븐스 대사와의 일문일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미국 의회에서 언제 비준되나. 이와 관련해 한국 의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미 FTA는 양국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줄 수 있는 길이다. 계속 비준이 미뤄진다면 기회비용이 엄청날 것이다. 한국에서는 자동차부품 회사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을 만드는 분들이 서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시간이 늦어질 경우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가능한 한 빨리 비준을 해야 한다.

--미국 측에서는 한미 FTA 비준이 어느 정도 진척됐나.

▲중요한 진전이 있었고 궤도에 올랐다고 본다. 적절한 시일 내에 비준이 이뤄질 것을 낙관한다. 우리의 목표는 2012년 1월부터 한미 FTA를 시행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고도 현실적인 목표다.

--6자회담이 곧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있다. 북핵 협상 전망은.

▲남북 간에 소통이 증진되고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 그러나 북핵 협상은 북측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가 있어야만 진전을 볼 수 있다.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 북측이 2005년 9ㆍ19 성명에서 했던 약속과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지키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6자회담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대북 식량지원도 비핵화와 연계되나.

▲아니다. 대북 식량지원은 식량수요에 대한 평가와 타지역 지원과의 균형, 분배투명성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지난주 방한한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가 밝혔듯이 우리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어떤 형태의 지원을 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파악 중이다. 정치적 고려는 없다.

--금융위기로 각국이 긴축재정에 돌입하면서 주한미군 운영에도 변화가 있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다. 주한 미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현 상태가 적절하다. 미국 지도자들이 예산과 적자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과 아시아지역간의 21세기 태평양 협력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에서 아시아지역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이런 인식이 확고하다.

--후임인 성 김 대사 내정자의 미 상원 인준이 지연되고 있다. 언제쯤 인준될 것으로 전망되나.

▲개인적 희망으로는 인준이 가능한 한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인준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임 후의 계획은.

▲외교관 신분을 유지하면서 조지타운대에서 ‘방문 외교관’(visiting diplomat) 자격으로 연구와 저술활동을 할 계획이다. 한국에서의 3년은 물론 지난 33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특히 한미관계에 대해 좀 더 생각하고 연구하고 싶다. 한국의 독특한 개발 경험과 민주화 과정, 다양한 외교협상 과정에 대해 연구해볼 계획이다. 그동안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학자들과 의견을 교환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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