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시기… 한나라 두마음

보선 시기… 한나라 두마음

입력 2011-08-26 00:00
수정 2011-08-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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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금명 퇴진할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나라당도 사실상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실시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양상이다. 24일에 이어 25일에도 당 지도부가 나서서 오 시장에게 ‘결단’을 늦추고 당과 사퇴 시점을 조율하자고 종용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실상 오 시장 설득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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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은 與·미소띤 野
눈감은 與·미소띤 野 홍준표(왼쪽) 한나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 무산, 오세훈 서울시장 사퇴 시기 등을 놓고 심경이 복잡한 듯 눈을 감고 있다. 반면 손학규(오른쪽)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무상급식대책위 연석회의에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오 시장의 조기 사퇴로 10월 보궐선거는 이제 여야 모두에 발등의 불이 돼 가는 양상이다. 주민투표 개함 무산으로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추스를 여유도 없이 곧바로 보선 체제로 돌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전날 임태희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함께 오 시장을 만나 시장 사퇴를 만류한 데 이어 25일 저녁에도 따로 오 시장을 만나 퇴진 시기를 늦출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오 시장이 사퇴할 경우 주민투표 이후 미처 당의 전열을 정비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며 오 시장을 설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 시장은 “사퇴 시기를 늦추거나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자칫 비난의 화살이 나뿐 아니라 당 전체로 향할 것”이라며 “주민투표에서 드러난 여론의 지형을 감안할 때 당으로서도 10월 보선이 한번 해 볼 만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이 조만간 시장직을 던질 경우 취임한 지 두 달밖에 안 된 홍 대표로서는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10월 보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만큼 자칫 선거에서 패하기라도 한다면 당장 지도부 책임론에 휘말리게 된다. 선거 정국 형성과 함께 여야의 가파른 대치로 인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등 산적한 국회 현안을 처리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무엇보다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총선 공천 논의 과정에서 당 대표로서 주도권을 행사하며 입지를 강화할 여지도 상당부분 잃게 된다. 당 관계자는 “지금 가장 답답해하는 사람은 오 시장도, 박근혜 전 대표도 아닌 홍 대표다.”라고 했다.

홍 대표와 달리 서울지역 현역 의원들은 다수가 ‘차라리 10월 보선 실시가 낫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정치적 계산을 하며 사퇴 시점을 늦추면 오히려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나아가 이번 주민투표 과정에서 드러난 표심을 면밀히 분석해 볼 때 보수층의 견조한 결집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표밭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판단도 담겨 있다. 이혜훈 의원은 “당에 유리하고 불리하고를 떠나 명분과 원칙을 저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장광근 의원은 “사퇴 시기를 늦추면 정치적 신임투표에 이어 물러나는 시점도 정략적으로 접근했다는 눈총을 받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10월에 먼저 선거를 치르면 총선까지 여유기간이 6개월이 남지만, 4월 총선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함께 하면 ‘줄 투표’로 여당 후보들이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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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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