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는 ‘텃밭’ 전쟁중

비례대표는 ‘텃밭’ 전쟁중

입력 2011-08-12 00:00
수정 2011-08-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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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국회의원은 4년 임기 동안 ‘백조’에서 ‘미운 오리 새끼’로 변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각 당은 총선을 앞두고 득표력을 높이기 위해 명망가, 소외 계층 대변자, 직능단체 대표자 등을 비례대표로 영입한다. 이들은 지역구 관리라는 궂은일에서 해방된 채 마음껏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다. 금배지의 ‘단맛’을 본 비례대표들은 대부분 다음 총선에서 지역구에 도전할 뜻을 품는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를 찾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4년간 혜택을 누린 비례대표에겐 호된 견제와 질시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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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비례대표 의원들의 ‘서바이벌 게임’이 시작됐다. 민주당보다는 한나라당이 더 치열하다. 2008년 총선에서 압승해 비례대표 의원은 많은데 내년 총선 전망이 어두워 ‘안전 지대’를 찾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나라 4명 당협위원장 공모신청

한나라당 사무처가 지난 10일까지 의원직 상실과 출당 등으로 자리가 빈 당원협의회(옛 지구당) 20곳의 위원장을 공모한 결과 79명이 신청했다.

이 가운데 비례대표 4명이 포함됐는데, 나성린·이정선 의원이 서울 강남을, 김성동 의원이 서울 마포을, 조문환 의원이 경남 양산 당협위원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지역은 모두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비록 이번에는 눈치를 보느라 공모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비례대표들도 대부분 서울 강남과 영남 같은 당의 ‘텃밭’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욕심 과하다” “정당하게 겨루자”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비례대표를 한 번 더 하려는 것이나 마찬가지 심보”라면서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광주를 노린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우리 당 비례대표들은 욕심이 지나치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당협위원장 공모 신청서를 접수한 한 비례대표 의원은 “의정활동을 충실히 해 왔고, 이젠 지역에 나가 공정하게 경쟁하겠다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반발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논란이 너무 커져 일부 당협위원장 자리는 계속 비워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처럼 시끄럽지는 않지만 민주당에도 논란은 있다. 민주당에선 박선숙·안규백·김유정·전현희·김진애·김상희·전혜숙 의원 등이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수도권의 분위기가 좋아져 비례대표들이 선택할 여지가 많아졌지만 영남권과 같은 취약 지역에 나가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재선, 하늘의 별 따기

비례대표들이 이처럼 ‘안전지대’만 고집하는 이유는 지역구에서 생존할 확률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11일 국회가 발간한 ‘17대 국회 경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7대 비례대표는 모두 62명(승계 포함)이었고, 이 중 18대 국회에 다시 입성한 의원은 11명(17.7%)뿐이었다.

특히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소속 비례대표 25명 가운데 재선에 성공한 이는 민주당 박영선(서울 구로을) 의원이 유일했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8명을 등원시켰던 민주노동당에서도 강기갑(경남 사천) 의원만 재선했다.

18대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생존율’이 그나마 좋았다. 17대 때 한나라당 비례대표는 23명이었는데, 이 중 8명(34.8%)이 18대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서상기(대구 북구을)·유승민(대구 동구을)·이군현(경남 통영고성) 의원은 영남 지역에서 당선됐고, 나경원(서울 중구)·박순자(안산 단원을)·전여옥(서울 영등포갑)·진수희(서울 성동갑)·황진하(경기 파주) 의원은 수도권에서 당선됐다.

송영선 의원은 17대 때는 한나라당에서, 18대 때는 친박연대에서 비례대표 의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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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1-08-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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