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脫정치화… ‘떼쓰기’엔 엄격하고 국민과 通하라”

“대통령 脫정치화… ‘떼쓰기’엔 엄격하고 국민과 通하라”

입력 2011-07-02 00:00
수정 2011-07-0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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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 ‘잃어버린 1년반’ 어떻게 막을까… 전문가 진단

전문가들은 집권 4년차 중반을 넘어서면서 가속화되는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당·정·청 간 불협화음, 정책 혼선, 이에 따르는 국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반값 등록금 등 각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이해관계자들의 눈치를 보지 말고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레임덕으로 인한 국정 폐해를 줄이기 위해 대통령이 당이라는 정치권력에서 초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행정부 수반으로서 ‘민생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으로 정치색을 빼야 정책에 대한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밀려서 나가는 모습보다는 스스로 결정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약사와 의사, 검찰과 경찰 등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집단과 기관들의 ‘떼쓰기 전략’에는 분명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대통령이 5년 단임구조이기 때문에 표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참모들을 시키는 것보다 대국민 담화 등을 통해 반값 등록금 등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중요한 정책들에 대해 장단점을 설명, 대통령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게 현명하다.”면서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는 건 정치적 입지를 더욱 약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의 입장이 명확하게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해집단들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것”이라면서 “해당 부처가 사안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입장을 정하고 청와대가 최종 정리해 입장을 선명히 밝혀 여론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여당이 ‘관리형 행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남은 임기 동안에는 그동안 소홀히 했던 것을 마무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정책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보다는 안정적인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빈곤, 비정규직 문제 등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부분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뤄져야지 지금 새로운 복지 정책을 대대적으로 표방하는 건 행정·재정적으로 여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엇박자로 인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책 준비단계에서부터 논의하는 당·청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 교수는 “집권 초반에는 대통령이 힘이 있으니 누르고, 말기로 가 집권당의 인기가 떨어지면 당이 제 살 길을 찾아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성향을 띤다.”면서 “대통령이 주장하면 당이 따라가는 형태 자체가 정상이 아니며 상시적인 당·청 협의기구를 만들어 정책 시작 단계부터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면 소통 부재로 인한 부작용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태영 경남대 법정대학 교수는 “한나라당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으로 의제를 선점해야 하고 청와대가 이를 일정 부분 수용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레임덕 폐해의 원인이 심각한 권력 집중에 있다고 보면서 “가능한 한 권한의 집중을 분산하고 향후에라도 사정기관을 포함해 다른 기관 간 견제장치를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레임덕을 막을 수는 없다는 부정적인 진단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경우 이중적 권력과 시민사회기능의 약화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지금의 집권 4년차 증후군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중적 권력은 172석의 의회 권력을 가진 한나라당 내에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신주류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신 교수는 “신주류가 정책적으로 청와대와 더욱 각을 세우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시민사회단체가 자동차 범퍼처럼 이 같은 갈등을 중간에서 막아주는 완충장치 역할을 했지만 현 정부는 시민사회단체 기능을 약화시켰기 때문에 절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정부의 레임덕이 심한 건 역대 정부와 달리 이 대통령이 어려울 때 제 몸을 던져 막아줄 정도로 생사고락을 함께한 정치적 동지가 적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의 주변에는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은 많아 보이지만 정치생명을 같이할 사람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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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2011-07-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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