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쿠데타 50년..반민주 비판 속 성장 평가

5.16 쿠데타 50년..반민주 비판 속 성장 평가

입력 2011-05-13 00:00
수정 2011-05-1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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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대립시대 벗어나야 ‘공정’ 평가될 듯

박정희 정권을 출범시킨 5.16쿠데타가 올해로 50년을 맞았다.

5.16쿠데타는 4.19 혁명과 함께 한국 근대사의 양대 산맥으로,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서로 대립과 갈등을 반복하면서 각각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궈냈다.

한반도 역사상 처음으로 시민의 힘으로 정권을 교체한 4.19 혁명이 ‘미완(未完)의 혁명’이라는 일관된 평가를 받는 것과는 달리 5.16쿠데타는 박정희 정권의 18년 장기 독재와 민주주의 후퇴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돼 왔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성장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은 게 사실이다.

박 전 대통령의 장기집권 이후 우리나라가 산업화에 성공하면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불과 30여 년 만에 세계 중심국가 진입을 목전에 둔 성공에 근거한 주장이다.

특히 고도성장이 멈추고 성장 정체 시대를 맞아 ‘박정희 향수’가 고개를 들면서 개발도상국에서는 일정기간 민주주의를 유보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개발독재 불가피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결국 1960-1970년대 고도성장을 과연 민주주의에서 권위주의로 바뀐 정치 체제 덕분으로 평가해야 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의문부호를 찍는 시각도 없지 않다.

박 전 대통령과 권력을 놓고 대척점에 섰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는 등 동시대 인물들이 역사의 뒷길로 사라지고, 흑백의 이념 대립 시대가 저물어 갈수록 5.16쿠데타와 박정희 정권에 대한 재평가는 공정한 방향으로 자리 잡아 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여전히 현 정치권에선 5.16쿠데타와 박정희 유산에 대한 접근에서 여야 간 인식차가 뚜렷하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해방 후 처음으로 들어선 민주정부를 쿠데타로 무너뜨리고 군부 독재가 36년간 이어지게 한 근대사의 가장 불행한 역사”라며 “박정희 시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도 4.19 이후 장면 민주정부가 수립한 것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어서 경제성장론을 긍정 평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천정배 최고위원도 “5.16 이후 집권세력이 경제의 양적 성장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쿠데타 세력에 의해 추진된 탓에 성장의 이면에 기득권 탐욕 세력이 똬리를 트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민주화 과정 측면에서는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한국과 같이 가난한 나라가 도약하는 데 불가피한 점이 있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며 “산업화와 근대화에 큰 계기가 됐고, 그런 산업화가 있었기에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민주주의 운동이 일어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심재철 의원은 “자유 측면에선 부정적인 영향을, 경제 측면에선 산업화를 발전시켰다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산업화 달성에 있어서 자유를 억압하는 과정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공과(功過) 평가가 학자 성향에 따라 엇갈리긴 하지만 ‘공’보다는 ‘과’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보인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경제성장 평가론에 대해 “물론 1964년 수출 지향적 산업화로 경제 전략을 수정한 것은 박정희의 공이고, 박정희의 개발주의적 리더십에 기인하는 바가 크지만, 그 선택을 반드시 권위주의 지도자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도 국가주의적 경제발전을 민주주의 체제에서 이뤘으며, 일본에서도 전후 부흥을 가져온 지도자들은 의회 민주주의 틀 안에서 활동했다는 설명이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3권 분립의 측면에서 5.16쿠데타를 조명했다. 그는 “5.16 이후 들어선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입법권과 행정권을 함께 거머쥐고 불과 2년6개월 만에 1천여 개의 법률을 만들었고, 지금도 정부 입법이 계속되고 있다”며 “5.16쿠데타는 법치주의를 망가뜨렸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산업화에 필수적인 농지개혁이 과연 온전한 법치주의 아래서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권위주의 체제가 시대적으로 불가피했다는 논지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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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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