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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백두산 이어 이번엔 ‘동해표기’ 카드

北, 백두산 이어 이번엔 ‘동해표기’ 카드

입력 2011-04-30 00:00
업데이트 2011-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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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면전환용 대화제기..대화 모멘텀엔 도움

북한이 이번에는 ‘동해표기’ 카드로 대화를 제의했다. 6자회담으로 가려면 남북대화를 거쳐야 하는 북측이 우리가 거부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7일 백두산 화산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의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역시 동해표기 협력이라는 기발한 소재를 ‘발굴’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측은 지난 27일 조선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명의로 우리 측 동북아역사재단에 팩스를 보내 동해 표기와 관련한 남북 역사학자들이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주목되는 것은 대화 소재와 팩스를 보내온 시점이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동해 수역 표기와 관련해 국제수로기구(IHO) 실무그룹에 회원국이 의견을 피력하는 마감시한은 오는 5월2일이다. 마감 시한을 불과 닷새 앞두고 남북 협의를 제안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북측이 마감시한을 이미 파악하고 남측에 협력제의 타이밍을 치밀하게 잡은 것 아니냐는 시각을 내비쳤다. 북측은 국제기구까지 끌어들인 모양새다.

특히 북측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일행이 평양을 방문 중인 상황에서 동해표기 협력 제안을 했다.

동해 표기라는 협력 주제도 우리가 거부하기 어려운 소재다. 동해 표기 문제로 국제기구 등에서 일본과 씨름하는 상황에서 북측의 제의를 무시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북측은 이 같은 전략으로 남측으로부터 5월 중순 개성에서 만나 협의를 하자는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 마감시한인 5월2일까지 동해 수역표기와 관련해 IHO 실무그룹에 의견을 제출하는 권고까지 받았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측의 제안에는 6자회담 재개와 천안함ㆍ연평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했다.

북측은 6자회담 재개를 통한 제재국면 탈피를 추구하고 있지만, 남북대화라는 징검다리를 거칠 것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 3단계안이 힘을 받고 있고, 북한도 이에 사실상 동의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해서는 태도전환을 보이지 않으면서 백두산 화산이나 동해표기 같은 문제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향후 남북대화가 잘 풀리지 않아도 그동안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했다는 명분 축적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의도가 어떻든 남북이 백두산 화산 문제와 관련해 학술토론회와 현지답사에 합의한 것처럼 동해표기 문제와 관련한 남북간 협의도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화 모멘텀 유지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대화 소재를 꺼낸 것이 절묘하다”면서 “대화를 비정치적 분야에서 점점 정치적 분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남북이 백두산 화산이나 동해 표기 등으로 대화 분위기를 지속하며 당국 간 본격적인 회담으로 외연을 확대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북측이 여전히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태도변화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을 통해 언제든 만나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사실상 정상회담 의사를 전한 데 대해서도 “새로울 것이 없으며, 진정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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