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공무원 명함에 숨은 뜻 많다는데…

市 공무원 명함에 숨은 뜻 많다는데…

입력 2011-04-13 00:00
수정 2011-04-1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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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 시장 슬로건 함께 담아

서울시에선 시장을 필두로 국장, 과장, 주임 등의 명함이 각양각색이다. 직원 명함도 광고용으로 활용하는 기업의 명함 디자인이 한결같은 것과 비교하면 어지러울 지경이다. 1995년 민선시장 등장 이후 시 상징물이나 슬로건이 지속적으로 제작·발표되기 때문이다. 12일 서울시 직원들에 따르면 재미있는 것은 명함에 권력의 현재와 미래·과거가 공존하거나 그 안에서 치열한 위계질서를 보여 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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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 공무원 명함에 주로 사용되는 상징물이나 슬로건은 5가지 정도다. 서울시 깃발에 사용하는 공식 상징물로 조순 시장(1995~1997년) 시절에 공모해 만든 상징물 ‘해·산·강’이 있다. 초록 북한산과 파란 한강, 빨간 태양을 상징했으나 언뜻 보면 ‘탈춤 추는 소녀’ 같다.

상상의 동물 ‘해치’는 최근의 상징물이다. 오 시장은 조선 600년 도읍이었던 서울의 문화역사적 상징물로 해치를 2009년 선정하고, ‘해치 서울’이란 슬로건까지 도입했다. 서울시민의 유·무형적 정체성 형성과 도시마케팅을 위해 도입했지만, 과자브랜드인 해태를 생각나게 해 꺼리기 일쑤다.

슬로건은 이명박 시장(2002~2006년) 때 만든 ‘하이 서울(Hi Seoul)’과 오세훈 시장(2006~현재)이 초선 시절에 만든 ‘솔 오브 아시아(Soul of Asia)’가 함께 사용된다. 다만 현직 대통령인 당시 이 시장의 슬로건이 원색으로 처리돼 위쪽에, 오 시장의 슬로건은 검은색으로 소박하게 아래쪽에 놓여있는 편이다.

명함에 자주 발견하는 디자인은 강렬한 ‘색동 머리띠’다. 2007년 권영걸 디자인본부장이 지정한 서울색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것이다. 최항도 현 기획조정실장이 대변인 시절(2006년 3월~2007년 7월) 이런 명함을 만들었는데 직원들이 많이 차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직원들이 명함에 자주 쓰는 슬로건은 ‘하이 서울’과 ‘솔 오브 아시아’, 상징물은 ‘해·산·강’이다. 가장 잘 보이는 왼쪽 상단에 슬로건을 새기고, 오른쪽 상단에 ‘해·산·강’을 놓아 둔다.

해산강은 공식 상징물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흑색으로 처리된다. 여기에 ‘색동 머리띠’가 합체해 화려함을 자랑한다. 최초 제작자인 최 기조실장을 비롯해 최동윤 상수도사업본부장, 정효성 행정국장, 최임광 교통운영관, 이종현 대변인, 황정일 시민소통특보 등이 사용한다.

오 시장과 정경원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의 명함에는 오직 해치만 등장한다. 오 시장은 이름 부분을 녹색으로, 정 부시장은 푸른 하늘색으로 제작하고 나머지는 하얀색으로 남겨 둬 세련된 느낌이다. 하지만 명함에서 해치의 사용빈도는 낮은 편이다.

김효수 주택본부장 명함은 보기 드물게 세로형인데 오른쪽 상단에 구멍이 뻥 뚫렸다. 도시개발과 관련해 각종 민원에 부딪히고 실랑이를 해야 하는 처지라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조한 것이라고 한다. 신면호 경제진흥본부장은 ‘글로벌 톱 5, 서울’이라고 파서 다닌다. 현재 서울은 도시경쟁력 9위다. 임기 중 5위까지 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복지건강본부장 시절 점자 명함을 파기도 했다.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은 명함의 바탕색에서 업무관련성을 티내려고 흰바탕이 아닌 연두색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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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11-04-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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