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친서민정책 ‘시작부터 흔들’

與 친서민정책 ‘시작부터 흔들’

입력 2009-08-26 00:00
수정 2009-08-2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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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서민 행보 이후 한나라당이 쏟아내고 있는 ‘친(親)서민’ 정책들이 적합성과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의욕만 앞세워 설익은 정책을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장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정책토론회를 통해 내놓은 서민금융 지원대책이 발표 하루 만인 25일 도마에 올랐다.

정부가 5000억원 규모의 서민신용보증기금을 설립해 최대 7조 5000억원 규모의 대출 보증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연구소는 산재된 서민금융 기능을 특정 기관으로 일원화해 이를 본격 추진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진수희 소장은 “국가가 서민신용보증기금을 통해 고금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서민들의 신용을 보증해 더욱 낮은 금리로 서민층의 경제력 하락을 방지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금융위기에 따른 서민금융 지원책으로 5000억원을 출연,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중소기업뿐 아니라 저신용등급 근로자 대출에 대한 보증을 예외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서민금융 창구를 일원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민금융 지원 주체를 특정 기관으로 일원화할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금융기관의 주요 업무가 서민금융이 되면 경쟁력을 갖추고 기반을 잡기 위해 일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문제가 생기기 쉽다.”면서 “제도권에서 서민금융을 취급하고 정부가 보완해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낮은 상환율로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농민을 대상으로 특례대출을 했을 때도 상환율이 절반에 못 미쳤다.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보다 제도권 금융기관을 활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초 연구소가 내놓은 ‘한나라당 장학재단’ 운영 방안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 당 소속 국회의원에게 당비를 갹출받아 30억원 정도의 종잣돈을 마련, 3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당초 계획의 요지였다. 하지만 의원들이 ‘기부가 정책이 아닌 이벤트성으로 이뤄지는 것은 곤란하다.’며 반대해 계획 자체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6월에는 한나라당이 ‘중산층과 서민 경제를 위협하는 사교육과의 전쟁, 어떻게 이길 것인가’라는 공청회를 열어 학원 교습시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하겠다며 의욕을 보였으나 이마저 흐지부지됐다. 당·정·청 조율을 거치는 과정에서 결국 기존 방침대로 시·도 조례에 맡기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 강원택 숭실대 정치학과 교수는 “‘강부자’ 이미지를 가진 정부가 중도실용 차원에서 친서민 기조를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대증적·일회성 정책이나 경우에 따라 인기영합으로 보일 수 있는 정책은 실효를 거두기도 어렵고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체계적인 서민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2009-08-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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