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2·1조치 철회 배경은

北 12·1조치 철회 배경은

입력 2009-08-21 00:00
수정 2009-08-2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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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단 파견 앞두고 우호적 분위기 조성

북한이 20일 육로통행 제한 해제 및 경의선 철도 운행을 재개 등을 통보해 온 것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사절단 파견을 앞둔 분위기 조성용이자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10~17일 방북 이후 남북관계를 풀어가려는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를 토대로 남북관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북한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마지막 날인 지난 17일 현대 측과의 5개항 합의 중 하나로 “남측 인원들의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북측지역체류를 역사적인 10·4선언 정신에 따라 원상대로 회복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했었다. 이는 사실상 5개의 합의안 중 유일하게 남측 당국과의 협의없이 북측의 단독 결정으로 이행될 수 있는 조치였다.

북한이 통행 제한 해제 발표 시기를 조문단 파견을 하루 앞둔 20일로 택한 것도 김기남 노동장 중앙위 비서와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고위급 조문단의 서울 방문을 앞두고 남한 정부와 민간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게끔 하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국면을 맞아 북측이 남측에 취해줄 수 있는 조치를 모두 다 하겠다. 대신 남측이 이에 걸맞게 대응하라는 메시지인 것 같다.”면서 “북측이 남한을 압박해 온 조치들을 푸는 행위 자체가 또 다시 남측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읽혀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군사적 위협으로 악화된 남한 내 북한에 대한 여론을 호전시키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남남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숨어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그동안 닫혔던 금강산 관광 재개를 달러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경제적 분석도 있다.

북한이 ‘12·1 조치’ 전면 해제 등 ‘통큰 행보’를 보이면서 북한이 내민 손을 우리 정부가 잡느냐 마느냐는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정부가 북측 조문단을 만날지, 또 만난다면 대화 수위가 어느 정도가 될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북한 조문단의 1박2일 일정 중 조문 장면만 언론에 공개하고 입·출국 장면과 기타 일정은 비공개하기로 했다. 북측 인사들의 신변 안전이 주요 이유지만 발언 기회가 많아지면 그들의 대남 전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감안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09-08-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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